인권단체들이 70m높이의 굴뚝에 오른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에게 인도적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고공농성 중인 해고노동자들은 하루 한 차례 식사와 온수만 제공 받고 있으며 방한 용품 또한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13일 오전 회사와의 교섭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다산인권센터와 한국앰네스티 등 20여개 인권단체는 22일 오후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농성자들의 의지를 꺾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최소한의 기본물품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인도적인 조치”라며 “쌍용차 사측이 이러한 인도적 조치를 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고공농성 중인 해고노동자들은 쌍용차 사측을 통해 하루 한 번 식사와 최소한의 온수만을 제공받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식사는 매번 끼니마다 제공돼야 한다”며 “하루 한번으로는 엄동설한의 추위를 극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쌍용차는 “하루 한 번, 밥과 물 이외는 전달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 다산인권센터와 한국앰네스티 등 20여개 인권단체가 22일 오후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방한용품이 충분하지 않은 것도 문제이다. 해고노동자들은 고공농성을 시작하며 1인용 텐트와 비닐을 준비했으나 이로는 부족한 상황이다. 인권단체들은 고공에서 최소한의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텐트, 방한복, 침낭, 전기 등이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기의 경우 방한뿐 아니라 휴대전화를 통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도 반드시 제공돼야 한다고 인권단체는 강조했다. 

농성 일주일이 넘어가면서 의료진의 검진 또한 필요한 상황이다. 해고노동자들은 고공농성을 시작하기 전에도 허리와 달팽이관 등에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였다. 인권단체들은 “혹한에 동상은 물론 지병이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의료진의 건강검진과 치료, 의약품이 전달돼야 한다”고 말했다.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 또한 건강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인권단체들은 “이는 농성자들의 요구사항과 별도로 어떤 상황과 처지에서도 모든 인권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이를 요구하는 것이 절대 과도하지 않다”며 “갈등과 반목은 절대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측이 이러한 인도적 조치를 빨리 시행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지난 13일 쌍용차 평택공장 안 70m 높이의 굴뚝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당시 이 실장은 미디어오늘에 “쌍용차 노동자들은 완전히 끝까지 밀려버린 상황이 됐고, 이런 상황에서 호소할 데가 없었다. 공장 안 동료들에게 절박한 마음을 호소하기 위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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