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2014년 조선일보는 국민들 가슴에 잊혀져 가던 통일이란 아젠다를 각인시켰다”고 평가했다. 

지난 17일 조선일보 본사에서 열린 조선일보 조우회 송년의 밤 행사에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연초부터 시작한 ‘통일이 미래다’ 시리즈는 통일을 위해 준비해야 할 일과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우리 국민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잊혀져 가던 통일이란 의제를, 먼 훗날의 일, 남의 일이 아닌 우리가 이뤄내야 할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로 끌어올렸다”고 자평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8월 독일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을 출발해 100일 동안 유럽과 아시아 10개국, 1만5000㎞를 자전거로 달리는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원정대’의 평화대장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통일이 미래다’ 시리즈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란 발언에 맞춰 등장하며 언론계 관심을 모았다. 이 시리즈는 전국언론노조 등이 심사하는 통일언론상 본선을 통과하기도 했다.

방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분단이야말로 일제가 이 땅에 남긴 가장 크고 나쁜 잔재”라며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한계에 부닥친 경제를 한반도 규모로 키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통일로 가는 여정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미디어오늘 
 

방상훈 사장은 2014년 조선일보의 성적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어려운 신문시장 상황에서도 한국ABC협회가 발표한 올해 조선일보의 인증 부수는 2위, 3위 신문과 각각 50만 부, 80만 부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ABC협회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2013년 129만부의 유료부수를 나타냈다. 지난 8월 한국기자협회 50주년 설문조사에서 조선일보는 KBS에 이어 영향력 2위를 기록했다.

방 사장은 TV조선에 대해서도 “시청률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유익성, 영향력 등 많은 조사에서 TV조선은 종편 중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경영면에서도 방송 시작 3년 만에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손익분기점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TV조선은 2013년 691억 원이라는 낮은 제작비로 종편4사 중 가장 적은 적자폭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JTBC의 제작비는 2001억 원이다. 

방상훈 사장은 “올해는 온 나라를 비통에 젖게 했던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국민들의 가슴을 무겁게 만들었다. 세월호 사고 뒤처리를 놓고 계속된 여야의 극한 대립은 더더욱 국민들의 가슴을 짓눌렀다”며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된 후엔 또 난데없이 청와대 비선 실세 논란으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방 사장은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국민은 여기저기 눈치 보지 않고 당당히 중심을 잡고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언론,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언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송년의 밤 행사에선 온라인 유료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방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콘텐츠 유료화는 온라인 공짜 콘텐츠에 익숙해 있는 뉴스 소비 방식을 바꾸는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을 뜻한다”며 “이 실험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11월 유료화모델인 프리미엄조선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프리미엄조선의 하루 평균 로그인 회원 수는 5만 488명이며 이 중 20대 독자는 1%, 30대 독자는 4% 수준이다. 조선일보는 11월부터 네이버 모바일서비스에 기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조선일보가 네이버의 뉴스플랫폼 영향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온라인 유료화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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