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일보’를 만드셨더군요. 이 이야기를 처음 듣는 미디어오늘 독자도 많을 것 같습니다. 굴뚝에 올라간 두 분(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소식은 물론, ‘굴뚝 위아래 세상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굴뚝 소식 정론지’라는 기치에 걸맞은 알찬 소식 전해주세요. <굴뚝일보 페이스북 링크>

   
▲ 굴뚝일보에 실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오른쪽),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모습. (사진=굴뚝일보 페이스북)
 

오늘(22일) 국민일보는 박근혜 정부 2년 동안의 노동정책을 검증했습니다. 국민일보는 “현 정부가 집권 초 내걸었던 근로자의 근로‧임금 여건 개선 약속이 ‘공약’(空約)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라며 “포괄임금제 폐지 등 장시간 근로 개선 정책은 제자리걸음이고, 고용 안정을 강화하겠다는 정책 방향은 오히려 해고 요건 완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일보는 “대선 공약과 국정과제에서 단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던 노동시장 유연화가 노동개혁 전면에 등장한 셈”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국민일보는 <정규직 임금 줄여 ‘장그래 보호’가 해법?>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포괄임금제 개선 작업 △통상임금 갈등 해결 △비정규직 개선 등 산적한 노동계 현안을 박근혜 정부가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실질임금 증가율 6분기째 뒷걸음 월급쟁이 지갑 닫혀 소비도 꽁꽁>이라는 기사에서는 “정부가 임금 여건을 제대로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 월급쟁이들의 생활고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임금근로자들의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실질임금 증가율은 6분기 연속 뒷걸음질 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국민일보 12월 22일자 8면 보도.
 

국민일보는 이어 “근로조건을 보호하는 법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근로 현장 곳곳에서 현행법은 무력한 상황”이라며 “있어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현행법 탓에 이를 보완하겠다는 각종 노동 관련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이마저 각종 정쟁과 현안에 밀려 제대로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년세대가 저성장이 계속되는 이 시대에 살면서 구직에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말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죠. 대통령 말과 ‘정규직 과보호’라며 해고요건을 완화하겠다는 현 정부 방침은 양립할 수 있는 건가요. 노동이 천시받는 사회에서 이 땅의 진짜 ‘장그래’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향은 쌍용차 해고노동자 소식을 다루었습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를 만났다는 기삽니다(“70m 굴뚝 위 동료 생각에 눈물…종교계가 도움을”).

이 자리에서 김영주 총무는 “(해고기간) 6년이면 철학자를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며 “성경을 보면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경제도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인데 경제를 위해 사람을 자른다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는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 경향신문 12월 22일자 23면 보도.
 

경향신문 박철응 기자는 1985년을 전후로 있었던 ‘구로공단동맹파업’ 노동자 송년회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했네요. 구로공단동맹파업은 한국전쟁 이후 최초 동맹파업으로 불리는 투쟁이었죠. 박 기자는 “한국 노동운동의 물줄기를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20대였던 그들이 50대가 돼 지난 19일 오후 서울가산디지털단지역 근처 한 식당에서 송년회를 가졌다고 합니다. 전해드릴 소식이 많아 인상적인 한 구절만 적어 놓겠습니다. 29년 뒤 쌍용차노동자 송년회에는 더 큰 행복과 웃음이 깃들길.

“노동자는 약자가 아니에요. 꿈을 꾸는 사람들이에요. 꿈을 꾸면 희망이 보이거든요. 구로공단에 연구소나 공장을 지어서 이제 사장으로서 노동자들과 대화하고 함께 꿈을 꾸고 싶어요. 내게는 다시, 구로공단이 꿈이에요.”(김영미 효성물산 전 노조위원장)

   
▲ 경향신문 12월 22일자 12면 보도.
 

이 밖에도 경향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3남매 사기업인 ‘싸이버스카이’의 영업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단독 보도를 했습니다.(일감 몰아주기·노동력 착취 논란)

경향에 따르면, 싸이버스카이는 기내잡지 광고와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 통신판매를 독점하는 비상장 회사인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세 자녀인 조 전 부사장, 조원태 부사장, 조현민 전무가 지분을 33.3%씩 나눠 갖고 있다고 합니다.

경향은 “지난해 매출은 42억8900만원이었다. 매출 가운데 84%가량인 35억9030만원이 한진그룹의 8개 계열사에서 나왔다”며 “대한항공에서만 32억1600만원이다. 모두 수의계약으로 따낸 것으로,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라고 지적했습니다. 

경향은 또 “싸이버스카이의 면세품 판매는 자체 직원들이 아니라 대한항공 기내 승무원들이 비행기 안에서 한다는 것”이라며 “별도 법인인 싸이버스카이 영업에 대한항공 승무원의 노동력이 투입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겨레는 <낙동강 최상류 들어선 제련소 ‘시끌시끌’>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주식회사 영풍이 봉화에서 4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석포제련소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석포제련소가 불법으로 공장을 추가 운영하려던 사실이 알려졌고, 제련소의 환경오염이 주민들 찬반 논쟁을 가속화했다고 하네요. 찬찬히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굴뚝에 보내는 편지①] 굴뚝에서 생일을 맞은 쌍용차 노동자 이창근에게

[굴뚝에 보내는 편지②] “티볼리 잘 팔리면 비키니 댄스 추겠다”… “추위는 견딜 수 있지만”

늦은 밤.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굴뚝에서 온 것이었습니다. “김 기자, 배터리가 너무 빨리 떨어져서 그러는데, 전날 쌍용차 및 노동과 관련한 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까? 매일.”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의 말 한마디가 이런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아무렴요, 그런데 이 편지가 이걸로 끝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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