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이 제13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했다.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회는 “방송인 손석희는 대중적 인기를 누리면서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는 지난 30년의 세월 동안 엄격한 자기관리와 신중한 처신으로 정진한 결과”라며 “한평생 언론인의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던 송건호 선생의 자세를 수상자에게서 발견했다”며 선정 배경을 밝혔다.

MBC 공정보도의 상징적 존재였던 언론인 손석희는 지난해 5월 JTBC 보도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언론계에 파장을 낳았다. 지난해 9월 16일부터 JTBC 메인뉴스 진행을 맡으며 JTBC뉴스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끌어올렸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유가족과 국민들로부터 지지와 성원을 받았다. JTBC의 세월호참사 연속보도는 국제엠네스티 언론상 특별상으로 이어졌다. 

손석희 사장은 송건호언론상 수상소감문에서 “74년에서 75년에 걸친 동아일보 백지광고 사태 때, 저도 비록 어린 학생이었지만 시민 성원 광고에 참여했다. 지금도 그 때의 두근거렸던 느낌을 기억한다. 당시 모든 이들의 뇌리에 박혔던 이름이 바로 언론인 송건호였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언론은 발전했기도 하고, 제자리걸음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영상취재 이치열 기자 truth710@

손석희 사장은 이어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수습과정에서 벌어진 사회적 갈등은 그 자체가 더 비극적인 참사였다. 가장 인도주의적인 사안에서조차 양극으로 갈라지고 정치권과 언론은 그것을 이용하고 심지어는 조장한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했다. 극단주의가 시장에서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매우 원초적인 게임의 법칙이 지배한 사회가 우리 사회였다”고 지적했다. 

손석희 사장은 “송건호 선생 시절로부터 물려받은 용기, 즉 정치권력으로부터 저널리즘을 지켜야 하는 용기뿐만 아니라, 왜곡된 시장논리로부터 본래적 의미의 저널리즘을 지키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한 처지”라며 “저희로서는 용기가 필요할 때 용기를 부리고 싶었고, 그렇게 함으로써 극단을 도구로 한 이익의 추구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고 밝혔다. 

손석희 사장은 16일 시상식 자리에서 30여 년 간 이어온 언론인으로서의 삶을 되돌아보며 한 때 말을 잊지 못했다. 손 사장은 “상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에 대한 부담감도 커진다. 앞으로 (이 상의) 책임은 저와 JTBC 식구들이 나눠서 지겠다”고 밝혔다. 손석희 사장의 송건호언론상 수상은 중앙일보와 JTBC내부에서 화제를 모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언론인 송건호는 1970년대 동아일보 편집국장 시절 정권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며 수차례 정보기관에 끌려갔으며 동아일보 해직사태에 항의해 자진 사임했다. 이후 고된 해직언론인의 삶을 거친 뒤 민주언론운동협의회를 결성하고 기관지 <말>지를 창간했다. 1987년엔 한겨레신문 창간을 주도하며 초대 사장을 역임했다. 1999년 한국기자협회는 송건호를 20세기 최고 언론인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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