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지난 11일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여당 추천 몫 위원 5명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공영방송 MBC의 관리‧감독기구 방송문화진흥회 현직 이사와 감사가 포함돼 자격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고 감사는 안팎으로 대표 극우 인사로 꼽히고 있어 조사위원으로 적절한 인사인지 뒷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상임 조사위원으로 삼성비자금의혹특별검사보를 지낸 조대환 법무법인 하우림 대표변호사(58)를, 비상임 조사위원으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감사(65), 차기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51), 석동현 법무법인 대호고문변호사(54), 황전원 전 한국교총 대변인(51) 등을 선정했다. 

   
▲ 고영주 방문진 감사. (사진 = 연합뉴스)
 

대표 극우 인사로 꼽히는 고영주 감사는 영화 <변호인>의 배경이 된 부림사건 담당 검사였다. 그는 지난 1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산주의 건설을 위한 명백한 의식화 교육 사건”이라며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됐던 부림사건 실체를 부정하고 고문 사실까지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지난 6월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오보 등 MBC 보도에 대한 이진숙 보도본부장의 해명을 요구하는 방문진 이사회 자리에서 “해경이 79명을 구조했는데 (MBC보도에서는) 왜 한 명도 구조하지 못 했다는 식으로 보도하느냐”, “선박 회사에 비판을 집중하는 게 아니라 정부를 왜 끌고 들어가는지 모르겠다”라고 하는 등 정부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 차기환 방문진 이사. (사진 = YTN)
 

차기환 이사도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편향적 글들을 SNS상에 올린 바 있다. 차 이사는 지난 7월 자신의 트위터에서 “세월호 일부 유족들의 요구가 너무 지나치다”며 “사망자 전원 의사자 인정(의사자 개념에 맞지 않는다), 피해자 형제자매까지 특례입학 인정, 유가족 평생 생활 지원을 요구. 진상규명에 동의하는 여론을 저 무리한 요구에 동의하는 걸로 확장 해석하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차 이사는 8월에는 “세월호 유가족 일부는 여야가 합의한 특별법을 무효화하는 게 국민의 명령이라 주장한다”며 “누가 그들에게 국민의 대표권한을 주었나? 야당이 저런 행태에 휘둘린다면 집권할 생각은 접어야 할 것. 하기야 의사자 대우 주장 번복 소동을 통해 무시당할 짓을 했었지”라고 밝혔다. 

또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씨에 대해 “김영오씨, 이혼 후 양육비를 제대로 주지 않고 양육에 무관심했다는 보도가 있던데, 사심 없다면 딸 보상금을 전처에게 모두 주겠다는 선언부터 하고 활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5월 차 이사가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비방하는 ‘일베’ 글을 지속적으로 퍼나른 사실을 보도했다. <관련기사 : MBC방문진 이사, 박원순 비방 ‘일베’ 글 퍼날랐다> 차 이사는 “여성을 비하한다든지 특정 지역에 대한 비하라든지 누군가를 폄하하는 (일베)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다만, 주요 언론에서 놓치는 뉴스, 네티즌의 사실 발굴, 공적 인물의 말바꾸기 등과 관련해 리트윗할 때 있다”라고 말했다. 

   
▲ 차기환 방문진 이사 트위터 글.
 

무엇보다 이들은 공영방송을 관리‧감독해야 할 위치에 있는 인사들인데, 특정 정당의 추천을 받아 활동을 하는 게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특정 정당의 목적을 위해 활동을 하게 되면 공영방송의 공공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며 “혹여 그런 요청이 와도 공영방송 관리감독 기구의 이사‧감사라면 거부하는 게 바람직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고 감사는 1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조사위원회 활동은 정치 활동, 편 가르기 싸움이 아니”라면서 “만약 정당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라면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조사위원회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이라고 밝혔다. 

고 감사는 “대검 감찰부장, 방문진 감사 등의 자리에서 비교적 공정하게 일을 처리해왔다”며 “새누리당이 무슨 이유로 추천했는지 모르겠지만 대내외적으로도 이런 인식이 있어서 추천한 게 아닌가 싶어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차기환 이사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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