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원회(이하 재건위)가 서울청소년수련관의 대관취소에도 재건총회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재건위 회원들은 청소년수련관 직원의 멱살을 잡고 밀치기도 했다.

재건위는 28일 재건총회를 열겠다며 지난달 서울청소년수련관에 대관을 신청했으나 서울청소년수련관은 지난 27일 재건위의 대관을 취소했다. 정아무개 서울청소년수련관 총괄부장은 “담당직원이 서북청년단에 대해 잘 알지 못해 행사대관신청을 받았는데, 특정 정당이나 정치적 성향이 강한 단체의 행사를 여는 것은 운영규칙에 어긋나 대관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재건위는 28일 오후 예정대로 행사를 강행하겠다며 ‘서울청소년수련관’에 입장했다. 대강당이 잠겨있자 재건위 회원들은 건물 1층 카페에서 행사를 강행했고, 이를 막으려는 정아무개 총괄부장의 부장의 멱살을 잡고 밀쳐 넘어뜨렸다.

정 부장이 “카페 영업을 방해해선 안 되지 않느냐”고 말하자 재건위 회원들은 “서울시장 박원순이 시켰냐”, “저 놈 빨갱이가 분명하다”, “간첩 아니냐”고 소리쳤다.

사태는 안찬서 중부서 형사과장이 경찰력을 동원하면서 마무리됐다. 재건위 회원들의 수련관 입장을 저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안찬서 과장은 “정부의 주요기관건물이 아니고 개인 간의 계약문제에서 발생한 일이라 막을 수 없다”며 “대신 폭력이 발생할 경우 공권력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폭력을 당한 정아무개 총괄부장은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신당역 인근에 다른 장소를 마련해 안내했으나 재건위가 막무가내로 행사를 강행했다”며 “충돌이 우려돼 건물 내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일찍 귀가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 생각이지만 재건위 회원들이 일부러 충돌을 일으킨다는 느낌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 서북청년단 재건위 소속 회원들이 28일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서북청년단채건총회'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은 이창우 전 한양대교수.
 

이날 재건위는 총회에서 손진 전 대한민국 건국회 회장을 서북청년단 총재로,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을 고문으로 임명했다. 재건총회에서 맹천수 바른사회시민연대 대표는 “서북청년단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적화통일을 분쇄하는 구국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위가 물리력을 동원하면서 행사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맹천수 바른사회시민연대대표는 “혈세로 운영되는 건물이면 누구나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성관 재건준비위원장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우리 헌법을 수호하고 안보를 지키는 등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종북좌익 규탄, 북한 자유화 촉진, 공권력 회복운동, 건국절 제정, 이승만 대통령 동상 건립 사업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북청년단은 해방 이후 좌익척결을 내세운 이승만 정권의 지원 아래 1946년 11월에 결성됐으며 전국에서 폭력, 암살 등 무차별적 테러를 감행한 단체로 이미 역사속으로 사라진 이름이었다. 재건위는 지난 9월 시청광장의 세월호 참사 리본을 훼손하려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 서북청년단 재건위 소속 회원들이 28일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재건총회 행사를 강행하며 수련관 직원이 멱살을 잡고 밀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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