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집회 참가자가 주최 단체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25일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사건 최후 변론이 열리는 날,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등 탈북단체연합 20여명은 헌재 정문 앞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촉구 탈북청년대학생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런데 기자회견 사회를 본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구준회 사무국장이 들고 있던 참가자 명단이 미디어오늘 카메라에 포착됐다. 

참가자 명단에는 25일 참가자 명단 이외에도 지난 21일 참가자 명단이 정리돼 있고 참석자 이름과 연락처, 소속, 그리고 계좌번호까지 적혀 있었다. 이밖에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들이 만든 북한인권단체인 'NK 워치 5만원'이라는 단어도 적혀 있다. NK 워치는 통합진보당 해산 촉구 집회에 참가해왔다.

참가자 명단에 적혀있는 연락처를 통해 통화한 결과, 해당날짜에 열린 집회에 참석했고 명단에 적힌 개인계좌를 통해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25일 기자회견 현장에서 구준회 북한민주화 청년학생포럼 사무국장이 들고 있는 집회 참가자 명단.  이치열 기자 truth710@
 

25일 참가한 것으로 명단에 적혀 있는 민모씨는 "직접 연락을 받고 간 것은 아니고 아는 사람을 거쳐서 집회에 간 것이다. 통합진보당 해산에 공감한 대학생"이라면서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으로부터)교통비조로 (명단에 적힌 개인)계좌를 통해 2만원 정도를 받았다"고 말했다.

명단에 적혀 있는 김모씨는 "25일 집회엔 참석하지 않았고 지난주 지방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와 집회에 참석했는데 당시 2만원 정도 받았다"며 "아는 형 때문에 집회에 간 것이다. 진보당 해산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명단의 또다른 참가자들은 집회에 참가했다면서 돈을 받은 사실은 부인했다. 

조모씨는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회장과 페이스북 친구여서 참석하게 됐다"면서 "개인 계좌가 적혀 있는 것은 이전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돈을 받아 적혀 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학동아리 운영을 맡고 있다는 강모씨는 "아는 분이 소개해줘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참가한 것"이라며 돈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모씨는 "친한 형님이 있어서 그냥 관심 정도 가지고 있어서 간 것이다. 많이 나간 적은 없다"고 말했다.

   
26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탈북단체연합 주최의 기자회견. 이치열 기자 truth710@
 

보수단체 주최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개인계좌를 통해 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명단을 가지고 있던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구준회 사무국장은 미디어오늘이 취재에 들어가자 직접 전화를 걸어와 "악의적인 보도에 대해 향후 소송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 사무국장은 "집회 참가자 회원 모두는 통합진보당 해산에 찬성하는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인데 이를 모독하려는 악의적인 취재"라고 말했다.

구 사무국장은 '집회 참가자를 대상으로 개인 계좌를 통해 돈을 입금했느냐'라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겠다. 행사 끝나고 밥을 먹고 살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 사무국장은 하지만 거듭된 질문에 "그런 일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장경욱 변호사가 유우성씨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을 향해 '범죄자'라고 발언한 내용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과 법정모욕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단체이다. 

이들은 유우성씨 여동생인 유가려씨가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서 나와 수사 과정의 가혹행위 등을 폭로한 것에 대해 수사기관 진술 내용과 달리 법정에서 거짓증언을 했다며 고발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