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토 다쓰야(48)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한 것은 “한국 언론에 압력을 가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김 총수는 지난 10일 보도된 일본 주간지 ‘여성자신’(女性自身)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산케이 신문을 명예훼손으로 기소한 것은 산케이를 본보기로 한국 언론에 대한 압력을 가하려고 하는 것인데, 이는 반일 감정을 잘 이용한 비겁한 방법”이라며 “정확히 통계는 없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람들을 침묵시키는 수단으로써 명예훼손 재판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박 대통령은 그 수법을 모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뉴스프로 번역)

김 총수는 이어 “지금 한국은 모두 공포에 갇혀있는 느낌이다. 박 대통령은 다양한 민간단체나 NGO를 짓눌러버렸다”며 “반체제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은 거의 보기 힘들다. 왜냐하면 경찰과 검찰 모두 대통령의 대리인이 돼버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일자 일본 주간지 ‘여성자신’ 온라인에 실린 <한국인 저널리스트 “우리나라에 언론 자유 없다” 고백>(韓国人ジャーナリストが告白「我が国に言論の自由はない」) 기사.
 

김 총수와 함께 인터뷰한 주진우 기자도 “박근혜의 남동생(박지만)이 연루된 살인사건 보도에서 내가 말한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성적(性的) 스캔들 등이 명예훼손이란 구실이 됐다”면서 “박 대통령(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밀회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며 박 대통령 본인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나라에선 정치가를 비판하면 바로 짓눌러버린다. 그래서 한국에 언론의 자유라는 것은 없다”고 비판했다.

주 기자는 여성자신과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1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소송이 간단한 의미가 아니고 더구나 외신과의 소송은 여러 고려사항이 있을 것”이라며 “일본 매체와 소송을 하면 굉장히 곤란해지고 불편해질 텐데 그럼에도 산케이를 이용한 것을 보면 한일관계를 고려한 사항일 것이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성자신’은 해당 기사에서 “가토 전 지국장의 기소장은 8장이었지만, 증거가 800장이나 돼 복사와 번역하는 것도 힘들어서 괴롭히기 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산케이신문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가토 전 지국장이 박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기소됐던 것은 지난달 8일인데, 산케이신문을 괴롭히는 일은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성자신’은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서 ‘박근혜 5촌 살인사건’을 소개한 김 총수와 주 기자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이 사건은 국제적으로도 관심이 높아 유럽과 미국 언론에서 한창 오르내리고 있다”며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 언론 단체 ‘국경없는 기자회’도 올해 ‘각국의 언론 자유 지수’에서 한국 언론 탄압의 전형적인 예로 이 두 사람의 이름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법정에 출석하는 주진우 시사인 기자(왼쪽)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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