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야구선수단에 대한 CCTV 사찰 논란 등으로 최하진 롯데 자이언츠 사장을 비롯한 롯데 구단 지도부들이 줄줄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정작 신동인 구단주(대행)는 아무런 사과나 책임 표명을 하지 않아 롯데 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6일로 열흘째 롯데자이언츠 프런트(선수단을 지원하는 구단회사의 사무 조직)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최재성(49) 롯데자이언츠팬연합 수석부회장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신동인 구단주는 구단 총 책임자임에도 이번 사태에 대해 전혀 반성이나 사과 한마디도 없다”며 “신 구단주가 계속 사과하지 않으면 롯데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회장은 “신 구단주가 아랫사람만 사퇴시키고 자기는 살아남으려고 하는데 진심어린 사과만 했어도 사퇴까지 요구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10일째 아무 의사를 표하지 않는 것은 팬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며 “이번 기회에 구단에서 꼼수를 쓰거나 불법을 저지르면 구단 프런트도 물러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 롯데자이언츠 최하진 사장(오른쪽)과 배재후 단장. 사진=롯데자이언츠 공식홈페이지
 

롯데 선수단과 프런트 사이에 불신은 김시진 전 롯데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신임 감독 선임 건으로 선수단이 지난달 28일 구단의 결정과 부조리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4일 “최하진 사장은 선수들이 원정경기 때 묵을 호텔의 CCTV 위치와 녹화 영상 등을 건네받아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고 폭로하면서 구단의 불법사찰 사태로까지 커졌다.

결국 CCTV 사찰을 지시한 책임자로 지목된 최하진 사장이 6일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배재후 단장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문한 운영부장도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선수단의 반발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구단 측은 이날 “배재후 단장이 5일 오후 구단에 사의를 밝히며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배 단장은 ‘최근 불미스런 사건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팀의 단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한다. 팬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구단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최 사장은 CCTV 사찰 논란과 관련해 “구단 프런트의 감시나 사찰이 아닌 안전과 도난사고 방지 등 선수 보호 차원에서 호텔에 CCTV 자료를 요청했다”고 말해 롯데 팬들의 공분을 부추겼다. 

최 부회장은 이번 구단 프런트의 CCTV 사찰 건과 관련해 “이건 명백한 위법 행위이기 때문에 매우 기분이 나쁘며, 최 사장이 직접 사찰한 것 같은데 사장 단독으로 집행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프런트에 보고가 됐을 것”이라며 “사장 혼자서 퇴진함으로써 사건을 덮겠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이 안 되고, 가담한 사람 모두 공범자이므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구단에서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CCTV 감시를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말로만 통보하는 것도 불법”이라며 “사찰과 관계된 프런트 라인 모두 제대로 된 사과를 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롯데자이언츠팬연합은 이번 사태의 빠른 수습과 구단 안정,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구단 관계자와 팬클럽 대표단, 코칭스태프 대표, 선수단 대표단과 무제한 자유토론을 제안한 상태다. 

팬클럽 측은 6일 신동인 구단주에 대해선 ‘이번 사태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 소재 및 진실규명 후 사퇴’, 최하진 사장·배재후 단장·이문한 부장은 구단 차원의 사직서 수리를, 이종운 감독 내정자에 대해선 ‘최근 인터넷과 SNS를 통해 유포되고 있는 악성 루머에 대한 정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아울러 자이언츠 선수단에 대해서도 “팬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품위, 자이언츠 선수로서의 명예를 지키고 일상생활 및 연습과 경기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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