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지난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 수천 개 이상의 ‘관련 기사’가 쏟아지면서 한국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미국의 최고 세일기간이다. 이 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직구족’들의 쇼핑 목록도 하나씩 채워지고 있다.

특히 직구족이 많이 찾는 제품은 대형 TV다. 한국에 있는 제품이라도 직구로 구매하는 게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LG경제연구원은 중국산 UHD TV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의 ‘핫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시장을 노리는 중국 TV제조사 ‘하이센스(Hisense)’가 엄청난 가격 경쟁력을 갖춘 UHD TV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 TV제조사들은 UHD TV가 풀HD TV보다 4배 이상 화질이 좋다고 홍보한다. 이미지=하이센스 미국 웹사이트 갈무리.
 

LG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비지오(Vizio)라는 TV제조사는 추수감사절 이벤트를 이용해 60인치 대형 LED TV를 999달러에 내놓아 시장의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대형 TV시장은 가격이 약 1699달러에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찾지 않았다. 이 대형 TV시장을 노린 비지오는 ‘심리적 저항선’인 1000달러 아래로 괜찮은 제품을 선보이면서 단숨에 시장 점유율 2위로 등극했다. 

그런데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엔 하이센스가 UHD TV로 ‘제2의 비지오’를 노리고 있다. 하이센스는 현재 TV분야에서 중국 시장 점유율 1위(15%)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4년 1분기 일본의 샤프를 제치고 세계 시장 점유율 4위(6.4%)를 올라섰다. 

하이센스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가격이다. 현재 65인치 UHD TV의 가격은 미국 코스트코 온라인 몰 기준 1299달러다. 이 가격은 주요 브랜드의 동급 TV가격의 절반 수준이며, 가격 경쟁력이 높은 비지오의 2199달러에도 한참 못 미치는 엄청난 가격이다. 게다가 블래 프라이데이가 가까이 오면 이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 11월5일 미국 코스트코 온라인 몰에서 하이센스 65인치 UHD TV 가격은 1299달러다. 이미지=미국 코스트코 웹사이트 갈무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산 UHD TV를 평가하면서 패널 차이 때문에 화질이 떨어진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은 실질적으로 브랜드 간 화질 차이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하이센스는 대만의 이노룩스(Innolux), AUO과 중국의 차이나스타(ChinaStar), 한국의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한다. 그런데 삼성, LG, 소니 또한 이노룩스, AUO 패널을 골고루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UHD TV 콘텐츠 제작이 늘어나는 것도 UHD TV 판매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최근 UHD 콘텐츠 제공을 위해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이에 따라 서비스 이용료도 월 3~4달러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은 “설사 콘텐츠가 더디게 제공되더라도 가격적인 측면에서 풀HD와 별 차이가 없고, 블랙프라이데이 특별 이벤트까지 더해진다면 UHD TV 판매는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스트바이, 코스트코 등 미국의 대형 유통사들도 하이센스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은 “특히 코스트코는 과거 비지오로 인한 매출 증대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비지오와 더불어 하이센스를 앞세워 TV 매출의 증대를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상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알리바바(Alibaba)의 상장이 미국 전자상거래에 있어서 새로운 변화 시그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센스 TV의 성공적인 안착 여부는 미국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진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만약 중국의 하이센스가 미국 소비자들의 기존 편견을 깨고 가격대비 우수한 제품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한다면, 스마트폰 시장 더 나아가 전자시장까지 적지 않은 변수가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