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연예인들이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아 유가족을 돕기 위한 바자회에 동참해 눈길을 끌고 있다.

‘82쿡 세월호를 생각하는 엄마들의 모임’ 주최로 다음달 1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경내에서 열리는 82쿡 가을 바자회에서는 배우 문소리·이선균·장혁 등과 정지영·방은진 등 영화감독, 방송인 김제동,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이 기증한 소장품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의 소장품은 행사 당일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에 현장에서 즉석 경매를 통해 판매되며 방은진 감독 등 영화·문화예술인들이 나와 직접 판매와 경매 진행을 도울 계획이다. 바자회 수익금 전액은 세월호 유족들의 월동준비(겨울나기 잠바 마련 등) 등에 쓰이게 된다.

82쿡 바자회를 준비하는 관계자에 따르면 배우 이선균씨는 운동화와 “세월호 유가족분들게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라고 적은 드라마 <골든타임> DVD를, 장혁씨는 모자, 문소리씨는 의류 등을 기증했다.  

   
배우 이선균씨가 세월호 200일 바자회에 기증한 운동화. 사진=82쿡 엄마들의 모임 제공
 

김제동씨는 지난해 SBS <힐링캠프> 진행자로 받은 상패와 황금열쇠를 선뜻 내놓았다. 김씨는 상패 뒷면에 “제가 받은 상, 여러분들과 나눠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금은 좀 아까워요. 누군가와 함께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마음을 다해 기도합니다. 여러분들 짱이에요”라고 적었다. 

이 외에도 영화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 1985>의 정지영 감독이 직접 사인한 영화DVD를 기증했고 <집으로 가는 길>, <용의자X> 등을 연출한 방은진 감독은 다수의 구두와 가방, DVD 등을 보내왔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전국체전에서 입었던 사인 잠바를 기증하고 바자회 행사와 이벤트에도 직접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지영 감독은 31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도움을 줄 만한 게 마땅히 없어서 <남영동 1985>와 <천안함프로젝트>가 한 묶음으로 된 DVD 몇 장과 다른 소장품도 몇 가지 가져가려고 한다”며 “수익금 얼마를 전해주는 것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세월호를 잊지 말자는 운동 차원에서 이런 행사나 모임이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세월호 200일 바자회에 기증한 상패. 사진=82쿡 엄마들의 모임 제공
 

이번 바자회를 준비한 손수경(40) 82쿡 엄마들의 모임 회원은 “이번 바자회 모토가 ‘바자회 왔다가 광화문으로 가세요’로,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아 회원들이 유족들에게 힘을 보태는 노력을 결코 멈추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지난 9월 1차 바자회에 이은 이번 2차 바자회는 조계종 노동위원회와 세월호 특별법 제정촉구 영화인모임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82쿡 엄마들의 모임은 “어느덧 4·16 대참사가 발생한 지도 200일이 돼 가고 있는데도 대한민국은 단 한 발자국도 못 나가고 있고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이제 경제를 살려야 하니 세월호를 그만 얘기하라고 정치권과 주류 언론은 유가족과 국민들을 향해 되레 호통치고 있지만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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