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수. PD저널리즘의 아이콘이다. 2005년 MBC
당시 연출을 맡았던 한학수PD는 ‘영웅 황우석’을 믿고 싶었던, 믿어야만 했던 한국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다. 그의 이야기는 영화가 되어 얼마 전 <제보자>로 돌아왔다. 사회성 짙은 영화지만 어느덧 2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
“PD님, 진실과 국익 중에 어는 것이 우선인가요.” 영화 속 제보자의 질문에 PD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진실이 우선이죠. 그게 국익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학수 PD는 국민들이 믿고 있던 ‘황우석 신화’에 도전해야 했다. 그를 뒷받침해준 건
2014년
▲ 한학수 MBC PD. ⓒ시사인 이명익 기자
|
||
“우리는 공정성, 객관성을 바탕으로 진실만을 전달한다.” 한 명의 PD가 한국사회의 욕망 전체와 맞서며 이렇게 외칠 수 있었던 건 시사교양국이란 울타리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제 시사제작국에서, 콘텐츠제작국에서, MBC에서, 더 이상 한학수 PD가 선보였던 저널리즘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장책임제도 없고, 시사교양국은 해체됐고, 정의로웠던 PD들은 비제작부서로 뿔뿔이 흩어졌다.
10여 년 전 한학수 PD를 지켜줬던 최승호 CP는 공정방송을 주장하며 파업에 참가한 뒤 2012년 MBC에서 해고됐다. 선배마저 곁을 떠났다. 수많은 MBC ‘한학수 PD’들이 성역 없는 제보에도 눈과 귀를 닫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경영진은 2008년
‘PD수첩’ 한학수 PD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