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06차 KBS 정기이사회가 29일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됐다. 국회는 지난 5월 공영방송 운영의 투명성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방송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KBS, 방문진(MBC), EBS 이사회의 공개가 의무화됐다. 오늘은 KBS의 첫 공개 이사회로, 오후 4시 40분부터 시작됐다. 이사회 전날 방청신청을 하면 누구나 KBS본관에 마련된 장소에서 이사회 과정을 TV화면으로 볼 수 있다. 

이인호 KBS이사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사회가 공개되는 만큼 투명한 의결과정을 보여주겠다”고 밝혔으며 KBS이사회 집행부를 향해 “이번에 국감이란 큰일을 거쳤다. 모두 수고했다”고 말했다.

금동수 KBS부사장은 이날 이사회에 참석해 “이틀 동안 국감을 치르며 여러 의원들이 다양한 의견과 격려를 주었다”, “국감에선 수신료현실화문제와 UHD 700메가 주파수 문제 등 다양한 발언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금동수 부사장은 “특히 이인호 이사장께서 출석해 고생이 많으셨다”고 말하며 “큰 무리 없이 (국감이) 마무리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이인호 KBS 이사장 “문창극 여론재판 당했다”>)

   
▲ 지난 22일 KBS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인호 KBS이사장. ⓒ노컷뉴스
 

이날 KBS이사회 안건은 KBS 매각자산의 공매현황과 재난방송시스템구축 관련 진행 상황에 대한 보고‧심의였다. 이사회에선 세월호 보도참사 이후 길환영 KBS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만큼 재난방송에 대한 여러 지적들이 나왔다. 이규환 KBS이사는 “세월호 참사보도를 돌이켜봤을 때 완벽한 시스템과 보도준칙을 갖고 있었다면 그렇게 (오보)방송하지 않았을지 자문하게 된다”며 “준칙이 미흡하고 시스템이 부족해서 우리가 그런 식으로밖에 재난방송을 못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주언 이사는 “재난방송시스템구축 여부를 떠나 재난상황을 보도하는 기자들의 의식과 매뉴얼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재난이 지역과 연계되기 때문에 지역총국과도 재난방송시스템이 연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진만 이사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KBS가 최소한의 피해를 가져가게끔 노력해야 한다”며 “보도본부는 재난수준에 따라 대처매뉴얼을 개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재난 상황에서 방송사끼리 경쟁이 있으니 방송사간 과당 경쟁 부분은 주요 방송사들 안에서 엄격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KBS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날 이사회에 출석한 엄경철 KBS 보도본부 과학재난부 팀장은 “KBS는 국가재난주관방송사이지만 세월호 참사 당시 다른 언론사와 마찬가지 취급을 받으며 과당 경쟁했다”며 “정부측에는 국가기간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지원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인호 이사장의 질문에 대해서는 “언론 상황이 여전히 과당 경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답했다.

이병혜 이사는 “세월호 사건을 반면교사로 한국기자협회가 재난보도준칙을 마련했는데 만약 준칙을 어기면 어떻게 되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엄경철 팀장은 “지금으로서는 강제적인 제재 방법은 없다”고 밝힌 뒤 “세월호 참사 이후 KBS인재개발원 차원에서 재난보도교육이 강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는 일반인 없이 기자 다섯 명만이 방청을 신청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