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출신의 백기승 인터넷진흥원장이 원장 선정 과정에서 다른 후보자 저조한 평가점수를 받았는데도 원장으로 결정된 것으로 밝혀져 반발을 사고 있다.

24일 최민희 의원은 전날 있었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인터넷진흥원’ 국감에서 여러차례 요구한 끝에 제출받은 백기승 원장의 심사 채점표를 확인한 결과 백 원장이 6명을 뽑은 서류심사에서 5등, 3명을 뽑은 면접심사에서 3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백 원장이 인터넷진흥원 원장 지원자 중 6명을 추린 1차 서류심사에서 1위 후보자와 11점이나 차이나는 5위로 간신히 커트라인을 통과했고, 6명 중 3명을 최종 후보자로 선정한 2차 면접심사에서는 꼴찌인 3위를 차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인터넷진흥원측은 3명의 최종후보자에 대해서는 점수를 밝히지 않고 무순위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게 ‘원장 후보자’로 추천했고, 미래부장관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면접에서 3등을 한 백기승 후보를 인터넷진흥원 원장으로 임명한 것이라고 최 의원은 전했다.

인터넷진흥원 ‘임원추천위원회 운영규정’에는 “직위특성, 대상직위 수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는 그 사유를 명시하여 3배수 미만으로 후보자를 선정·추천할 수 있다”는 내용도 도마에 올랐다. 최 의원은 “진흥원의 최고위직인 원장의 경우 1, 2등 후보자만 최종후보자로 올릴 수 있었는데도 ‘3명의 무순위 추천’이 이뤄졌고, 결국 미래부장관은 이 중 백기승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을 인터넷진흥원 원장으로 임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기승 인터넷진흥원장. 사진=진흥원 홈페이지
 

최 의원은 이 과정에서 인터넷진흥원 임원추천위원회는 ‘백기승 후보자’를 면접 대상 후보자와 최종 후보자로 올리기 위해 ‘맞춤형 심사’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23일 미방위 국감에서는 최 의원 등이 인터넷진흥원에 원장 지원자들의 지원서류, 임원추천위원회 회의록, 지원자 및 후보자들에 대한 채점표 등 원장 임명까지의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임원추천위에서 ‘비공개’로 결정했으므로 국감에도 못준다” 등 여러 이유를 대며 제출을 거부했다가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고 최 의원은 전했다.

자료제출을 거부하던 백 원장이 자료 제출을 지시했으나 책임자인 인터넷진흥원 경영지원본부장이 2시간 넘게 원장 후보자 채점표를 거부해 채점표 공개과정이 진통을 겪기도 했다. 최 의원은 “가장 낮은 점수로 면접대상이 되고 최종후보자가 된 사실을 밝히지 않기 위해 그렇게까지 버텼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민희 의원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야기하는 박근혜 정부의 민낯이 백기승 임명 과정에서 낱낱이 드러났다”며 “인터넷진흥원 원장 지원자 19명 가운데 인터넷과 관련한 전문성이 없는 유일한 인물이 바로 백기승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었다. 염치가 있다면 지금 당장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