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사는 방법은 한국에서 사는 것이다. 그것도 2년 약정으로 사면 가장 비싸게 살 수 있다. 단말기 가격도 비싸지만 통신 3사가 담합이라도 한 듯 비싼 요금제를 내놓고 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나마 보조금 덕분에 부담을 줄일 수 있었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보조금이 줄어든 지금이 가장 아이폰을 비싸게 살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의 새 스마트폰 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가 23일부터 국내 3개 통신사에서 예약판매에 들어간다. 애플의 웹사이트 애플스토어에서도 예약판매가 시작됐다.

애플코리아에 따르면 통신사 약정 없이 유심칩만 갈아끼우면 쓸 수 있는 언락(unlock)폰의 경우 아이폰6는 부가세 포함, 85만원부터 아이폰6플러스는 98만원부터 가격이 책정됐다. 그러나 최소 사양인 16GB 모델의 경우 기본 운영체제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은 제외하면 남는 저장공간이 많지 않아 64GB 이상 모델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아이폰5S에 있었던 32GB 모델을 없애고 64GB와 128GB 모델을 내놓았다.

   
 
 

아이폰6 64GB는 98만원, 128GB는 111만원이다. 아이폰6플러스는 64GB가 111만원, 128GB 124만원이다. 국내 아이폰 가격은 외국과 비교하면 관세 등을 감안해도 터무니 없이 비싸다. 미국에서는 아이폰6 16GB 모델 언락폰이 649달러, 환율 1060.8원 기준으로 68만8460원 정도다. 같은 모델이 16만원 이상 비싼 셈이다. 아이폰6플러스 128GB 모델의 경우 949달러, 100만6700원 정도다. 역시 23만원 이상 비싸다.

   
 
 

이달 1일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 이후 통신사 보조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언락폰 수요가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언락폰도 가격 차이가 커서 향후 추이를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신 3사는 24일 오후 일제히 사전예약을 받을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가격 조건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아이폰을 지원하게 된 LG유플러스가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이는데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아이폰6 16GB 모델 출고가격을 70만원대 후반으로 잡고 여기에 1년 반 뒤 단말기를 반환하는 조건으로 중고 보상금 등을 더해 가격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지만 고가 요금제에 가입하는 조건이라 자세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SK텔레콤과 KT 등의 아이폰6 16GB 모델의 출고가격은 79만2000원 수준으로 약정이 없는 언락폰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결국 단통법 이후 아이폰을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사게 됐다는 푸념이 현실로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여전히 언락폰이 차라리 더 싸다는 평가도 있고 아직 남아있는 3G 무제한 요금제나 알뜰폰 요금제를 찾는 수요도 늘어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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