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단행된 국민일보 인사를 두고 국민일보 여기자들이 “여기자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며 자사의 인사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국민일보는 지난 22일 조직 개편과 함께 부장과 논설위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국민일보 여기자회는 23일 성명을 내고 부장단, 논설위원 중 여성이 한 명도 없다고 비판했다. 여기자회는 “부장단에서 여기자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논설위원 명단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올해 실시된 수습기자 채용에서도 여기자는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자회는 “편집국 12부 부장과 논설위원 10인 중에 여성이 한명도 없는 사실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일보의 이런 모습은 최근 다른 언론사는 물론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능력 있는 여성 인력을 전진 배치하는 것과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여기자회는 이런 인사로 인해 여기자들의 사기가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주요 보직을 맡을 수 없다는 자괴감이 들 수 있고, 결국 회사에게도 큰 손실로 돌아온다”는 것.

국민일보의 한 여기자는 2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성명이 나가고 난 뒤 남자 기자들도 공감한다는 분위기였다”며 “남성들은 자연스럽게 부장 달고 승진하는데 여자들은 뛰어나야만 승진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을 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전체 기자 중 여성 비율은 15~20%이다.

국민일보뿐만 아니라 주요언론의 간부 중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미디어오늘이 지난 3월 신문‧방송‧통신사 25곳의 편집국 및 보도국 주요 간부 104명을 인적 조사한 결과 104명 가운데 남성은 98명, 여성은 6명에 그쳤다. 여성의 언론계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으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간부급에서는 여전히 남성의 주도권이 강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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