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현 KBS사장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KBS 국정감사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뉴스메이커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뉴스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KBS의 대통령 동정보도가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사회적 우려와 달리 사장이 직접 최고권력에 대한 동정보도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장병완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KBS의 대통령 동정보도를 언급하며 “KBS가 대통령 행사를 일률적으로 보도한다. 대통령의 행사보도는 공정성과 균형 감각을 상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조대현 사장은 “민생과 국가경제와 직결된 행사는 보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비판해야 할 것은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은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사항을 이행하는 활동이나 국책사업 활동은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며 “(대통령을) 특정 정당의 사람으로 보아선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 조대현 KBS 사장. 사진=KBS 제공

이에 대해 조대현 KBS사장은 “대통령의 공정보도에 관해서 말씀하신 기준으로 보도하고 제작하겠다”고 답변했다. 조 사장은 이어 “대통령은 뉴스메이커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뉴스에 나올 수 있다”며 “국정운영의 수행자로서 민생에 관계되는 여러 정책에 나서는 모습은 우리가 보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최 의원은 “대통령은 새누리당 소속 대통령이다. 중립적일 수 없다”며 “대통령의 동정보도에 패션보도처럼 이상한 보도를 끼우지 말라”고 비판했다. 최민희 의원은 “KBS의 신뢰도 하락은 경영진이 기자들의 건강한 요구를 듣지 않고 권력에 순응했기 때문”이라며 “KBS는 청와대방송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대현 사장은 KBS의 존재이유를 묻는 최 의원의 질문에 “KBS의 존재이유는 우리 사회가 통합을 이루도록 공론장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한 뒤 “KBS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밝혔다. 조대현 사장은 최민희 의원이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춰 달라고 주문하자 “기계적 균형도 공정보도의 한 요건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조 사장 취임 이후 공정방송위원회가 단 한 차례 열린 것을 두고 “3개월 간 겨우 1건이다. 공정성 시비를 끝내려면 공방위를 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대현 사장은 “규정상 월 1회이지만 역설적으로 노사 간 보도나 프로그램에 관한 이슈가 없어서, 공정방송이 잘 돼서 열리지 않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최민희 의원은 김시곤 전 KBS보도국장이 지난 5월 “길환영 KBS사장은 대통령만 보고 가는 사람”이라고 주장한 부분을 인용하며 조 사장에게 “김시곤 국장 발언이 KBS에 수치스러운 말이라는 데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은 “김시곤 국장의 발언에 대해 제가 평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이날 KBS사장 재임 의사를 묻는 최 의원의 질문에 잠시 머뭇거린 뒤 “재임은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