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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다른 박근혜, ‘인의 장막’ 둘러싸여
아버지와 다른 박근혜, ‘인의 장막’ 둘러싸여
한홍구 교수 "박정희였다면 7시간 어떻게 했을까"…이재오도 날 세워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달리 ‘인의 장막’에 휩싸여 용인술과 인사 문제에 실패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사)한국작가회의,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4.9 통일평화재단, 민주인권평화재단(준),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준)가 공동주최해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박정희의 유신, 박근혜의 신 유신' 시국 토론회에서 한홍구 교수(성공회대)는 "박정희에게는 없었지만 박근혜에게는 두드러진 것이 인의 장막"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세월호 참사 정부 대응 문제로 제기된 '박근혜 대통령의 의문의 7시간'에 대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행적을 모른다고 한 대목을 언급하며 "이후 김기춘을 2인자로 보기 보다는 막후실세 정윤회나 그와 연결된 문고리 권력 3인방(총무비서관 이재만, 제1부속실 비서간 정호성, 제2부속비서관 안봉근)을 실세로 보는 입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 교수는 박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시절부터 인의 장막 문제를 일으켰다며 최태민 목사까지 언급했다.

미국 극비 문서를 폭로한 위키리크스를 인용해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 주한미국대사관이 정부에 박근혜 후보의 자료를 보내면서 “최태민 목사는 젊은 시절 박근혜 후보의 몸과 마음을 지배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고 한 교수는 전했다.

이어 한 교수는 박 대통령이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검증 청문회에서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를 강하게 부정했던 내용을 소개하면서 “조선일보나 일본의 산케이 신문이 박근혜의 '의문의 7시간'과 관련하여 막후 실세로 의심한 정윤회는 바로 최태민의 사위”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박근혜는 유신 공주 시절도, 영남대, 정수장학회, 육영재단 등을 관리하던 1980년대와 1990년대도, 정치인으로 변모한 뒤에도 그리고 결정적으로 대통령이 된 뒤에도 한 때 교활할 정도로 명민했던 아버지가 보였던 용인술이나 권력운용 양태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유체이탈 화법을 일삼는 것을 보면 과연 남은 임기를 제대로 채울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또한 인사문제에 대해서도 "사람 보는 눈은 딸 박근혜가 아버지 박정희를 가장 닮지 않은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한 교수는 "박정희가 중용한 사람들은 도덕성에서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겠지만 적어도 능력 면에서는 자기 분야에서 당대 첫 손에 꼽히는 유능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진보와 보수가 각각 진영논리에 빠져 인재 폭이 확연히 축소된 데다가 사람 보는 눈도 없고, 자신에 대한 최소한의 비판도 용인하는 마음이 없으니 인사참사는 예정된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한 교수는 위기관리능력에 대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정희가 대통령이었다면 세월호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였을까 하는 생각을 쉽게 떨쳐버릴 수 없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7시간 동안 비서실장조차 연락이 두절되었다는 상황은 어떤 무책임한 정권에서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깊은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해구 교수(성공회대)는 △경제성장 일변도의 정책 추구 △정당과 국회의 역할에 대한 무시와 경시 △검찰과 국정원 등 억압적 국가기구의 동원과 이용 △여론 통제 등 권위주의적 통치 선허 등을 꼽았다. 특히 정 교수는 남북관계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한 사례로 지난 대선에 박근혜 후보가 노무현 정권 당시 남북정상회담록 NLL(북방한계선) 문제를 제기한 것을 들었다. 

정 교수는 대선 당시 박근혜 정권은 경제민주화 등 복지 강화에 대한 대중 생활적인 요구를 수용하면서 집권했다면서 "그러나 집권 이후 점차 자신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강화하는 한편,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아니라 경제성장 일변도의 정책으로 회귀하고 있다. 따라서 박근혜 정권의 이 같은 과거 회귀는 분배와 복지 강화 등을 통해 자신의 구체적인 삶의 개선을 원하는 일반 대중의 요구와 충돌한 가능성을 점차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사)한국작가회의,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4.9 통일평화재단, 민주인권평화재단(준),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준)가 공동주최해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박정희의 유신, 박근혜의 신 유신' 시국 토론회가 열렸다.
 

정 교수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압축적 경제성장 정책과 국가의 과도한 지원과 규제완화로 나타난 정경유착과 생명 경시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며 "박근혜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정부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우리사회가 추구했던 발전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을 거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토론회에는 당초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패널로 참석하기로 하면서 이목을 끌었지만 전날 불참을 통보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이 의원은 한일회담 반대 투쟁 학생운동을 하고 사회로 나와 민주화운동으로 투옥되는 등 재야 민주화 인사로 활동했지만 신한국당으로 전격 입당해 정치에 입문했다. 이 의원은 최근 세월호 참사 정부 대응 등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과 집권 여당의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 불참했지만 '보수 정치의 정당성 위기'라는 발제문을 통해 "박근혜 정부는 여러 정치적 사안에 대하여 지나치게 공세적인 경우가 많아 대립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며 "여기에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향수를 느끼는 세대간, 지역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과거의 정치 프레임으로 회귀하는 듯한 인상까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한 "권력의 마력에 빠지게 되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어렵다"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되면 결국 독재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의 불통이 고립으로 이어져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이밖에 박정희 유신의 퇴행적 성격(서중석 성균관대 교수)과 재일동포 간첩조작사건과 재심의 문제점(김정사) 등도 제기됐다.

유우성 간첩사건 변론을 맡았던 장경욱 변호사는 탈북자 간첩조작의 실상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 받고 재심을 거쳐 무죄를 선고받은 이철 전 의원은 중앙정보부와 국정원을 비교해 국가정보기관이 가야할 길을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는 박정희 정권 아래 탄압을 받았던 민주화 인사와 종교계 원로들이 대거 참석해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올해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 40주년을 맞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민청학련 사건 당시 지학순 주교가 학생들을 도운 혐의로 구속을 당한 것을 계기로 결성된 점을 강조했다. 

안충석 신부(정의구현사제단 고문)는 특히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대해 "이들은 권력과 유착하고 자본의 앞잡이가 되어 국민들의 정신을 썩게 만들고 있다"며 "언론을 개혁하고 공정한 보도를 위한 사회적 합의는 사람을 먼저라고 생각하는 민주주의 핵심"이라고 비판했다.

(사)한국작가회의는 박정희 정권 시절 1974년 1월 7일 명동의 한 다방에서 '개헌청원 문학인 61인 선언'으로 시작된 문인들의 '반유신운동'을 '문인간첩단'으로 조작해 공안탄압을 했다며 "우리는 다시 신유신 혹은 의사(擬似) 유신체제와 싸워야 하는 시대를 맞았다"(이시영 시장)고 비판했다.

야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이)130명 의석을 가지고도 식물정당이 돼버렸다"며 "뇌사 상태에 빠진 야당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지만 그들이 민주화와 통일을 이끌 수 없는 세력이 분명할 때 4월 혁명과 6월 항쟁 때 떨쳐 일어난 민중 중심의 민주화 통일 운동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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