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상황 급변과 같은 재난을 대비해 수입원을 다각화해야 한다. 그래야 거대한 광고(후원)사가 기사에 영향을 미치려고 할 때 거절할 수 있다.”

다양한 수입원을 구축해 언론계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 ‘텍사스 트리뷴(Texas Tribune)’의 발행인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팀 그릭스(Tim Griggs)의 말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편집기자협회 창립 50주년 기념 국제콘퍼런스에 참가해 텍사스 트리뷴의 수익모델을 발표했다. 

비영리 언론사인 텍사스 트리뷴은 2009년 창간 후 지난 5년 간 1만명 이상의 기부자와 370개 이상의 기업의 후원을 받았다. 후원자의 명단은 웹사이트에 금액과 함께 모두 공개되어 있다. 미국 특유의 활성화된 기부 문화가 바탕이 됐지만, 이 언론의 경영실적은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텍사스 트리뷴'이 예상한 2014년 수입원의 비율. 이미지=팀 그릭스 '텍사스 트리뷴' 발행인 발표 자료.
 

그릭스는 2014년 총 수입이 약 600만 달러(약 64억 원)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텍사스 트리뷴의 재무제표(2013년 말 기준)에 따르면 지출의 대부분은 인건비(409만 달러)가 차지하며 이를 제한 순자산은 396만 달러다. 대형 언론사와 비교하면 작지만 안정적인 재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텍사스 트리뷴은 주요 수입원을 ①기업후원, ②이벤트, ③재단기부, ④개인기부, ⑤독자(구독, 광고 등) 등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한다. 2014년 총 수입에서 각 항목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0% 수준으로 비슷할 것이라는 게 그릭스의 예상이다. 텍사스 트리뷴은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모금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 2010~2014년 '텍사스 트리뷴' 수입원 비율. 이미지=팀 그릭스 '텍사스 트리뷴' 발행인 발표 자료.
 

특히 후원금을 모아 개최하는 이벤트가 눈에 띈다. 텍사스 트리뷴은 창간 이후 꾸준히 정치인들을 초대해 지역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1년에 약 60개의 무료 이벤트가 열리며, 올해만 1만 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유료 이벤트도 있다. 3일 동안 진행되는 ‘텍사스 트리뷴 페스티벌’에는 약 200명의 발표자와 3000여 명의 청중이 참석한다. 그릭스는 “이벤트를 통해 매년 2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있고, 이 중 약 100만 달러가 남는다”고 설명했다.

   
▲ '텍사스 트리뷴'은 수입 창출과 저널리즘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이미지=팀 그릭스 '텍사스 트리뷴' 발행인 발표 자료.
 

텍사스 트리뷴은 ‘크라우드 펀딩’도 활용했다. 이 매체는 소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모든 이벤트를 생중계하겠다며 모금을 요청했고, 많은 이들이 십시일반으로 약 10만 달러를 모아줬다. 또한 텍사스 트리뷴은 트립톡(Trip Talk)이라는 페이지를 만들어 ‘네이티브 광고’를 시도하고 ‘구글 서베이’를 통해서도 부가 수입을 얻고 있다.

총 수입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건 기업 후원금이다. 2014년 구글, AT&T와 같은 기업은 10만 달러 이상을 후원했고, 텍사스 A&M 대학와 같은 텍사스주 내 기관, 협회도 수천 달러 이상씩 후원했다. 텍사스 트리뷴은 이런 후원금이 보도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명단과 금액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릭스는 “텍사스 트리뷴의 신념과 부합하지 않은 후원이나 투자금은 모두 거절한다”며 공익과 비정파 보도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텍사스 트리뷴은 다양한 수입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원칙에 어긋나는 후원, 투자를 포기할 수 있다”며 “영리든 비영리든 모든 언론사는 저널리즘을 위해 수익모델 다각화를 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관련기사 : ‘텍사스 트리뷴’ 성공비결: 틈새시장에서 ‘브랜드’ 구축]

   
▲ 팀 그릭스 텍사스 트리뷴 발행인. 사진=김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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