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저녁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북한 대 일본 여자축구 결승전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돌연 통합진보당의 북한 응원단을 비난하고 나서 '스포츠경기에서까지 색깔론·편가르기를 하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새누리당은 홍일표, 하태경 의원의 공동제안으로 1일 열리는 축구결승 경기에 북한팀을 응원하는 응원단을 모집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통일경제교실 및 아침소리 소속 의원 등 50여명은 북한팀을 응원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여자 결승전 북한팀 응원은 남북화해와 평화를 염원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고, 지난번 북한 여자응원단 방문 취소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이번 응원에 참여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해 화해와 교류의 물꼬가 트이기를 진심으로 희망하며, 향후 남북통일과 협력에 대해서도 일정한 역할을 통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소속 의원들의 참여 명단을 1일 오후 결정하기로 했고 50여 명 좌석의 응원 규모를 확보한 상태라며 '우리는 하나다'라는 문구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북한 응원단을 제안했던 하태경 의원이 통합진보당의 북한 응원단을 비난하면서 시작됐다.

하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에 북한 남녀팀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하여 통진당 측에서 응원팀 조직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북한 응원단이 못 온 상황에서 남북 화해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한국측에서 응원단 만들어주는 건 의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하지만 통진당보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북한을 위한 응원단을 만들어야 그게 화해"라며 "통진당이 만든 북한 응원단은 국민들이 볼 땐 화해가 아니라 북을 자기 조국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애국심의 발현이라고 볼 것이다. 통진당 분들 말리고 새누리당 지지자분들이 대신 만들어주심이 어떠할지"라고 썼다. 

종북프레임을 잣대로 통합진보당의 북한 응원단까지 문제 삼아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통합진보당은 하 의원의 이 같은 의견에 불쾌해했다. 통합진보당은 공식적인 아시안게임 공동 응원단을 꾸리지 않았다. 당 지도부 일정에 이날 열리는 결승전 응원도 계획돼 있지 않다. 다만, 6·15 남측위원회의 공동응원단에 통합진보당 당원이 참여하고 있고 수도권 근방의 당원들이 이날 결승전 경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 지난 9월 28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글
 

홍성규 대변인은 하 의원의 의견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하는 것 자체로 민망한 낮은 수준의 글"이라며 "어쩜 이렇게 심사가 베베 꼬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북한을 응원하고 싶으면 응원하면 될 것이지 진보당을 끌고 들어와서 본인들은 화해 협력의 차원으로 응원하겠다고 하면 남북 화해는커녕 남남 갈등 분열을 거꾸로 조장하는 행태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홍 대변인은 "누가 과연 이 같은 새누리당의 북한 응원단에 화해 협력이라고 공감할 수 있겠느냐"라며 "아시안게임이 많이 어려웠는데 순수한 민족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응원해야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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