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오늘(1일)부터 네이버 모바일서비스에 뉴스를 공급한다. 지금껏 조선일보 기사는 네이버 웹(PC)상에서만 볼 수 있고 모바일에선 볼 수 없었다. 조선일보는 이번 결정으로 ‘포털 모바일에 뉴스를 팔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꿨다. 네이버 모바일에 뉴스 공급을 안 했던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조선일보 결정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포털 모바일 뉴스이용이 점차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조선‧중앙‧동아일보는 모바일서비스 뉴스공급에 부정적이었다. 미디어플랫폼을 포털에 빼앗긴 전통매체 입장에서 자사 콘텐츠를 모바일에 공급할 경우 포털의 영향력만 더욱 키워줄 것이란 우려와 모바일 시장에 대한 신문사별 고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기존의 입장을 바꿨다.

조선일보는 네이버로부터 전재료를 더 받게 됐다. 그러나 전재료가 이번 결정의 주 배경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모바일에서의 영향력 확보다. 지금까지 연합뉴스 등 타 매체 기사들이 모바일에서 주로 유통되면서 조선일보의 ‘업계 1위’ 지위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조선일보의 이번 결정은 모바일에서 조선일보의 여론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10월 1일 네이버 모바일뉴스서비스에 등장한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또 다른 배경은 보수진영의 요구다. 조선일보는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으로부터 ‘네이버 모바일서비스에 뉴스를 공급해야 한다’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다는 게 언론계 안팎의 설명이다. 특히 이런 요구는 선거철을 전후로 거셌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네이버 모바일뉴스에는 보수매체의 상징과 같은 조중동이 없었다. 모바일뉴스를 주로 소비하는 젊은 층을 상대로 소위 ‘조중동 프레임’이 먹히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모바일뉴스 지형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곧 네이버 모바일서비스에 뉴스를 공급할 것”이라 전망했다.

네이버는 신문업계 1위 조선일보의 서비스 진입을 줄기차게 바라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네이버 홍보팀 관계자는 “2009년 6월 모바일 뉴스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사들에게 지속적으로 제휴 신청을 해왔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네이버 모바일뉴스 서비스 진입의 실익을 지켜본 뒤 계약연장을 판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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