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통합해 다음카카오로 출범했다. 다음카카오는 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식 출범을 발표했다. 지난 5월 합병을 발표한지 4개월여 만이다. 다음의 시가총액이 2조 원이었는데 통합 이후 다음카카오는 1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카카오가 다음을 흡수합병하는 모양새라 향후 다음카카오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최세훈·이석우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이석우 공동대표는 “다음카카오가 가려는 길은 모바일과, 라이프, 플랫폼이고 특히 사람과 사람의 연결, 사람과 정보의 연결, 사람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 사람과 사물의 연결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우 대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사람과 정보, 사물, 프로세스 등 아직 연결되지 않은 많은 영역이 존재한다”며 "사람과 사물을 아우르는 새로운 소통방식, 나아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미션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카카오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강력한 소셜 그래프를 가진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과 다음의 검색 서비스를 합쳐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 다음카카오 최세훈 공동대표가 1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다음카카오의 CI를 발표하고 있다
 

기자들의 관심은 오히려 카카오톡 검열에 집중됐다. 이석우 공동대표는 “카카오톡 메시지는 서버에서 보관하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원치 않게 유출되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된다”면서 “다만 공정한 법 집행이 있을 때는 적용 받기 때문에 협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안타까운 일인데 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정당한 협조는 할 수밖에 없다”고 반복했다. 이석우 대표는 “보관 주기가 5~7일로 짧기 때문에 압수수색 영장이 들어와도 대화 내용이 사라지고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사이버 망명 열풍으로 카카오톡의 경쟁자로 떠오른 텔레그램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석우 대표는 “열심히 하는 것 말고 다른 대책은 없다”고만 말했다. “텔레그램처럼 종단간 암호화를 하면 서버를 압수수색하더라도 개인정보를 들여다보는 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텐데 카카오톡은 단말기와 서버 사이에만 암호화를 하고 서버에는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로 데이터가 저장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석우 대표는 “오해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차차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만 답변했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 검열 논란에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영장만 가져오면 개인정보를 내줄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을 강변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로 개인정보 내역을 제공하고 있는지 공개하지 않았고 영장이 남발되고 있으며 당사자에게 통보조차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아무런 문제의식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편 다음카카오의 총 직원수는 다음 1600명, 카카오 800명이 합쳐져 2400명이며, 사옥은 제주도 본사를 그대로 두고 서울 사무소 근로자들을 위해 판교에 지어진 새 건물로 입주할 예정이다. 양사는 합병을 결정한 지난 5월 이후, 검색과 광고, 커뮤니티, 로컬 서비스 등 9개 합병 추진체를 구성하고 판교(카카오), 한남동(다음), 제주도(다음)을 오가며 합병을 준비해왔다. 다음카카오 통합법인은 다음과 카카오가 당분간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운영하되, 공통부문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문부터 순차적으로 통합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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