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5 보도와 관련해 6개월 가까이 삼성전자와 전면전을 벌이던 전자신문이 지난 26일 오보를 인정하고 사실상 항복 선언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겨레가 이 사실을 보도한 기사를 삭제했다.

한겨레는 29일 오후 <‘3억대 소송’ 전자신문 결국 삼성에 ‘무릎’>이라는 기사를 온라인에 출고했다. 페이스북 계정으로 이 기사를 소개하면서 “결국 전자신문이 백기를 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기사는 이날 저녁 삭제됐다. 페이스북 소개 글도 사라졌고 포털에 송고된 기사도 사라졌다.

미디어오늘을 비롯해 상당수 신문들이 이미 보도한 사안이고 특별히 새로운 내용도 없는 기사인데 갑자기 삭제된 이유가 뭘까.

   
포털 사이트 다음에 전송된 기사가 삭제되고 없다.
 

안재승 한겨레 온라인부문 에디터는 “담당 부서에서 팩트에 문제가 있다며 삭제해 달라고 요청해 삭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성만 여론매체부문 에디터는 “복잡한 요소가 겹쳐 있는데 너무 표피적으로 접근해서 균형과 완성도 등 기사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면서 “일단 기사를 내리고 보완해서 다시 출고하기로 기자와 이야기해서 정리했다”고 말했다. 팩트가 잘못된 건 아니지만 내용을 보완할 필요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사라진 한겨레 기사. 구글에서 제목은 검색되지만 링크가 깨져 있고 캐쉬에서도 사라졌다.
 

강 에디터는 “다툼이면 여러 가지 내막도 있을 거고 가볍게 접근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는데 단순히 노조 성명을 중심으로 거칠게 다뤄져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게 편집 간부들의 의견이었다”고 덧붙였다.

강 에디터는 “다시 출고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로부터 전화를 받거나 항의 또는 압박이 있었던 건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건 없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에서도 사라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전자신문의 정정 보도 이후 전자신문과 이형수 기자에 대한 3억4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전자신문지부는 성명을 내고 “편집국을 이끌 자질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한 편집국장에 대해 ‘불신임제’를 통해 분명한 책임을 묻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