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한 것보다 참신하지 않다.” 

“독자 뉴스앱은 성공하기 어렵다.” 

“카카오톡과 연계하면 가능성은 있다.”

지난 24일 오픈 베타 버전으로 출시된 ‘카카오토픽’에 대한 미디어업계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이 모바일 뉴스 앱(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업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관련기사 : 카카오, ‘큐레이션 서비스’ 카카오토픽 개시]

무엇보다 카카오토픽이 ‘독자 앱으로 생존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이 많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카카오톡과 하나의 서비스로 통합되지 않는다면 뉴스라는 콘텐츠만으로 이용자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반면 이는 카카오토픽이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등과 연계한다면 크게 성공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 

최광선 솔트룩스 본부장(지니뉴스) http://zinynews.com/

“독자 앱이 문제가 아니라, 뉴스 자체의 문제인 것 같다. 일부는 유익하고 흥미를 유발한다. 하지만 한국 뉴스는 대개 정치적 색깔이 강하고, 현재와 같이 시국 자체가 짜증나는 뉴스로 채워져 있다. (이용자들이) 뉴스자체에 대한 피로도가 있다. 그런데 포털에서는 인기 있는 오락성 콘텐츠를 보다가도 뉴스가 발견되는 구조라 뉴스 소비가 쉽다.

‘내가 뉴스를 볼 건데 어떤 뉴스 앱을 사용할까’에서 막히는 게 아니라, ‘지금 시간이 남는데 어떤 콘텐츠를 볼 것인가’에서 뉴스는 순위가 밀린다. 카카오토픽이 뉴스를 일반 정치 성향보다 흥미나 오락성 쪽으로 간다면 꽤 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지니뉴스)처럼 전통적인 뉴스 서비스로 간다면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니뉴스 이용자는 뉴스를 보려고 들어오는 사람들이고, 카카오톡 이용자는 뉴스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성이 다를 것이다.”

   
▲ 카카오토픽 로고.
 

박태훈 뉴스퀘어(Newsquare) 대표 http://www.newsquare.kr/

“‘네이버 일변도를 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가능성을 심어주는 건 있다. 나름 벤처인 카카오가 뉴스 서비스를 가지고 나온다고 할 때 혁신적인 UI(이용자 인터페이스)나 놀랄만한 기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고, 네이버 뉴스와 UI 차이도 없다. 어느 정도 안전한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사 레이아웃이 동일하고, 너무 획일적으로 텍스트를 넣은 것 같다. 링크도 다 날라간다. 플립보드는 각 언론사의 서체와 레이아웃도 제공한다. 그런 노력을 좀 더 했다면 제휴사의 콘텐츠를 보여주는 콘테이너 입장에서 더 ‘어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렇게 간다면 결국 네이버와 똑같은 서비스가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아직 (카카오가)좀 덜 내놓은 것 같다.”

   
▲ 카카오는 지난 24일 '큐레이션 서비스' 카카오토픽을 출시했다.
 

최진순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한국경제신문 기자)

“모바일 이용자에게 정보의 다양성과 개인화 알고리즘을 강조한 것은 인상적이다. 그러나 ‘사람’과 ‘관계’ 그리고 ‘공감’처럼 다른 경쟁 앱에서 스토리 소비와 함께 경험한 가치에 대한 고려는 부족하다. 카카오톡 이용자가 카카오토픽을 꼭 이용해야 할 장점이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

이미 뉴스 소비의 경험이라는 게 단순 스토리만 소비하는 게 아니다. 내 지인이 어떤 정보를 보고, 어떤 코멘트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같이 나누면서 얻게 되는 보이지 않는 유익을 사용자 경험으로 확보하고 있다. 모바일에서 뉴스 소비가 굉장히 소셜화 되고 있는데 카카오토픽은 이런 면이 약하다. 댓글조차 달수가 없다.

카카오톡 이용자들은 충성도가 높다. 이들과 카카오토픽을 어떻게 연결시킬지도 중요하다. 페이스북 페이퍼 앱이 흐지부지 됐듯이 그런 부분이 아쉽다.”

   
▲ 카카오는 지난 24일 '큐레이션 서비스' 카카오토픽을 출시했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언론학 박사)

“거대 이용자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출시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언론사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10월 다음(Daum)과 합병 이후로는 역시 포털 뉴스 서비스 중 하나가 된다는 사실은 포털 중심의 뉴스 이용이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을 의미한다. 

현재로서는 독자 앱으로 서비스되고 있으나, 이런 정책이 계속 유지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다음카카오는 물론이고, 특히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는 언론사는 분명히 카카오톡과의 연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뉴스 아카이브로서 카카오스토리, 뉴스 유통망으로서 카카오톡, 뉴스 플랫폼으로서 카카오토픽 등 다양한 카카오 서비스를 통해 카카오 내에서 ‘뉴스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됐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하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카카오도 여기서 생산된 데이터를 사장시키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다만 카카오 서비스들이 계속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올인’하는 정책에 대해서 언론사는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 카카오토픽. 이미지=카카오토픽 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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