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는 다짜고짜 인터넷 기사에 댓글 같은 거 함부로 달지 마라, 요즘 같은 세상에 댓글을 함부로 달다가는 잡혀간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퍼부었다.

엄마가 이렇게 나에게 전화를 한 이유는 내가 가족과 공유하는 SNS에 세월호 관련 기사 하나를 링크 걸어 게시한 적이 있었는데, 이 글을 보고 걱정이 되어 전화를 하신 것이었다.

맙소사!

우리 엄마와 같은 평범한 주부가, 아니 평소에 정치엔 무관심하던 주부가 딸이 링크한 기사에 이렇게 걱정을 하다니 믿을 수 없었다. 나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혹시 내가 이 일로 잡혀가면 엄마는 이런 나라에 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니까 이민이라도 가...... 라고 말을 했지만, 참 마음이 무거웠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나는 방관자적 입장에서 기사나 SNS 글들에 좋아요나 공감등을 표시만 했지 행동하지는 못했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누군가는 움직이겠지, 그저 나는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기만 하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와의 전화 통화는 나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고, 이 나라가 지금 얼마나 큰 위기에 놓여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다른 누군가가 움직이겠지 생각하면 늦는다. 나 또한 이미 늦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어떤 것들을 찾아보고 행동하려 한다. 그 첫 번째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목소리를 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은 누구나가 아닌 특별한 사람들만이 하는 일인 줄 알았다. 처음에는 이렇게 용기 내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대단하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과 짧지만 함께 한 시간 속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힘을 얻었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결코 어렵지 않음을 이제는 안다.

내가 이러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몇 년 뒤의 내가, 내 사랑하는 가족이, 친구가 이러한 사고를 당할 수 있는 것이고, 이들이 나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치적 색깔의 문제가 아닌 우리 아이들의 생명에 관한 일이고, 어떤 대가를 위한 것이 아닌 생명에 관한 당연한 목소리이다.

이것은 더 이상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세월호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작지만 큰 움직임이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함께 하기를 호소한다. 종이에 이름을 서명하는 것은 분명히 우리가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발걸음을 시작하는 일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그때 그 용서할 수 없던 일들

용서할 수 있으리

자존심만 내세우다 돌아서고 말던

미숙한 첫사랑도 이해할 수 있으리

모란이 지고 나면 장미가 피듯

삶에는 저마다 제철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찬물처럼 들이키리.

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나로 인해 상처받은 누군가를 향해

미안하단 말 한마디

건넬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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