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뉴스들이 세월호 승객 구조 실패에 대한 정부 책임이슈는 교묘히 회피하고, 유가족 폭행논란만 강조하는 불공정한 뉴스편집 행태를 보였다.  

KBS와 MBC는 19일 저녁 메인 뉴스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투입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던 해군 구조함 ‘통영함’의 결함을 보도하면서, ‘세월호 사건 당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SBS는 관련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JTBC가  자료화면까지 사용하며 통영함이 세월호 참사 때 제 역할을 못했다고 보도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 19일 MBC 뉴스데스크의 통영함 장비부실 보도 갈무리. 

MBC 뉴스데스크는 <5천억원 쓰고 발 묶인 군함들> 기사에서 통영함에 대해 “예산 1천6백억 원을 들여 건조한 해군 구조함”이라 설명했다. KBS 뉴스9은 <‘통영함’ 음파탐지기 70년대 장비 수준>에서 “2년 전 진수식을 하고도 사용 못하는 첨단 구조함”이라 보도했다. 

반면 JTBC 뉴스9은 <최첨단 통영함에 70년대 음파탐지기>에서 앵커가 “세월호 참사 현장에 투입되지 못해, 최첨단 구조함이라는 이름조차 무색했던 '통영함'”이라 말했다. 기사에서도 “성능을 인정받지 못해 해군이 통영함 인수를 거부했고, 세월호 참사 현장에 투입되지 못했습니다”라고 했다. 또, JTBC뉴스9의 해당 기사 온라인 제목을 <통영함이 세월호 구조·수색에 투입되지 못한 이유는?>이라고 뽑았다.

   
▲ JTBC뉴스9 홈페이지 갈무리. 방송3사와 달리 통영함이 세월호 참사 투입을 못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통영함 부실 문제를 세월호와 분리시킨 MBC가 ‘세월호 유가족 폭행 논란’ 보도에는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MBC 뉴스데스크는 <‘기사 폭행’ 세월호 유가족 출두>, <폭행 발단 김현 의원 비난>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아시안게임 개막보도와 한일정상회담 제의, 스코틀랜드 분리투표 무산소식을 제외하면 국내 사안으로는 첫 번째 뉴스로 세월호 유가족 폭행 논란을 다룬 셈이다.

   
▲ '폭행 논란'을 빚고 있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경찰 출두 보도 갈무리.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MBC, KBS, JTBC, SBS.

보도 제목에서도 MBC 뉴스데스크는 다른 방송사와 차이를 보였다. <‘기사 폭행’ 세월호 유가족 출두>라 하여 유가족의 출두 사실을 강조했다. 반면 KBS와 SBS는 각각 <“유가족, 경찰 출석...”물의 일으켜 죄송“>, <폭행 혐의 유가족 “물의 일으켜 죄송”> 보도에서 유가족들의 사과를 제목에 담았다. JTBC 역시 <폭행논란 유족 "성실히 수사받겠다">라는 제목으로 유가족의 입장을 전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용어 차이도 나타났다. MBC는 표제에서 ’기사 폭행‘이라는 단정적 표현을 썼지만 SBS는 ’폭행 혐의‘, JTBC는 ’폭행 논란‘이라 해 차이를 보였다.

   
▲ 방송3사 중 유일하게 여당이 폭행논란을 이유로 김현의원을 비난했다는 내용을 별도의 꼭지로 보도한 19일 MBC 뉴스데스크.

JTBC는 세월호 수색 현장 소식도 보도했다. JTBC 뉴스9은 <자원봉사자 10여명뿐...내일 수색 또 중단>에서 자원봉사자 수가 줄었다는 사실과 북상하는 태풍 탓에 수색작업이 중단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팽목항 현장중계로 보도했다. 지상파 방송3사는 이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 19일 JTBC 뉴스9은 방송3사와 달리 팽목항 현장 소식을 보도했다. 사진은 JTBC 뉴스9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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