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달지 말라는 공문을 보낸 황우여 교육부 장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 의원은 지난 16일 교육부가 전국의 교원들에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리본을 달거나 점심 단식, 1인 시위 등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지금이 어느 시대이고 대한민국 정부가 어디로 가는 것이기에 교육부 장관이 세월호 리본을 달지 말라고 공문을 보내느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리본을 단다고 하는 것은 본인이 알아서 하는 것이고 단원고 학생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단원고 학생과 제자의 죽음을 슬퍼하는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학생들은 당연히 달 것”이라며 “그것을 공문으로 보내 세월호 리본을 달지 말라는 이 정부가 정신이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16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교원 복무관리 및 계기교육 운영관리 철저 요망’ 공문을 보내 교사들이 각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세월호 관련 공동수업과 학교 앞 1인 시위, 리본 달기 등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금지할 것을 통지했다.

   
▲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이치열 기자 truth710@
 

교육부는 해당 공문에서 “근무시간 내 학교 내 1인 시위는 불법이므로 교원의 조퇴·연가는 불허하고 학생들의 점심 단식 참여를 유도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또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리본 달기도 “교육활동과 무관하고 정치적 활동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학교 내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교육부가 세월호 관련 자발적인 교사 실천을 ‘정치적 중립위반’으로 몰아가는 것은 억울하게 제자와 동료를 잃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세월호 참사의 진상과 교훈을 알 권리를 훼손하는 비교육적인 조치”라며 “여전히 학교로 하여금 죽은 지식만 달달 외우고 교실 밖 이야기는 불온시하는 독재시대에나 횡행했던 조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교육부 공문에 따르면 학교 앞 1인 시위가 일과 전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치 교사들이 근무시간 학교 내에서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교사들의 자발적인 점심 단식도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행위로 몰아가고 있고, 심지어 리본 달기조차도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몰아가는 등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교사와 학생들의 자발적인 작은 실천조차 불온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공문을 보낸 교육부 교원복지연수과 관계자는 1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황우여 교육부 장관에게도 전반적인 공문의 내용과 조치 사항을 모두 보고했다”면서 “노란 리본 달기는 세월호 추모를 빙자해 특별법 제정을 위해 정치적으로 변질됐기 때문에 금지한 것이고, 1인 시위는 근무시간 외 학교 밖에서 한다면 개인의 표현의 자유이므로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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