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이 대리기사를 폭행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일방의 주장만 보도됐다"고 밝혔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17일 오후 사건 경위를 발표할 예정이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관련자들은 모두 성실하고 솔직하게 경찰조사에 임할 것이며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유족 측에 따르면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가족대책위 김병권 위원장, 김형기 수석부위원장 등 유족 4명이 여의도에 소재한 식당에서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다 17일 새벽 유족 중 한 사람이 대리기사를 불렀다. 

처음 대리기사는 유족에게 자동차 열쇠를 건네받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져 도착지인 안산까지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현 의원은 의원 신분을 밝히지 않다가 명함을 건네주고 대기한 시간에 따른 비용 문제를 얘기했는데, 대리기사가 갑자기 행인에게 명함을 건네주며 '인터넷에 올려라'라고 말해 실랑이가 벌어졌다. 유족은 이를 보고 '무례한 게 아니냐'며 시비가 붙었고, 싸움을 말리려던 행인들과도 '신분을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싸움이 커졌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폭행 상황은 보지 못했고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이 넘어져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현 의원은 17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처음 대리운전 기사분이 갈 수 없다고 시비조로 얘기해 유족들이 무례한 게 아니냐고 하면서 말싸움이 있었고, 갑자기 일이 벌어지면서 경찰이 온 것"이라며 "일방적 진술에 의한 언론보도가 나왔다. 가족들도 사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폭행에는 가담하지 않았지만 현장에 함께 있었던 만큼 필요하면 김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보도했지만, 김현 의원은 17일 오전까지 참고인 조사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 경찰청 전경 사진
 

현장에서 묵비권을 행사했다는 언론보도도 사실과 다르다는 게 유족들의 주장이다. 

세월호 유족 측은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의 신분과 연락처까지 경찰에 건네줬으며, 영등포 형사과 경찰들도 상처를 입은 유족이 병원까지 따라왔는데 경찰 조사를 거부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유족 중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의 치아가 6개가 부러지는 등 일방적 폭행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 조사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대리기사와 행인, 목격자 진술은 유족 측의 주장과 다르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 4명이 대리기사를 집단 폭행하고 있는 것을 지나가는 시민이 보고, 말리는 과정에서 쌍방 폭행으로 번지면서 112에 신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 조사에서 목격자는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이 대리기사를 발로 차면서 스스로 넘어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세월호 유족 4명에 대해 출석을 요구했다.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수사를 보강하고 주변 CCTV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이날 오전 사과문을 통해 "자세한 경위는 아직 파악 중이지만 이유와 경위가 어찌 됐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이번 일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대리)기사님과 시민 분들께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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