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만 보면 왜곡된 ‘발톱’ 드러내는 MBC
세월호 유가족만 보면 왜곡된 ‘발톱’ 드러내는 MBC
뉴스데스크, 연일 광화문광장 ‘불법’ ‘난장판’ 폄하, 유가족 “MBC, 국민 비판 귀 기울여야”

세월호 관련 뉴스를 외면해오던 MBC가 지난 11일과 12일 유가족 농성을 ‘불법’ ‘난장판’ 등으로 비난하는 리포트를 내보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정권과 권력을 비호하는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11일 일곱 번째 뉴스 제목을 <광화문광장 ‘불법농성’>이라고 뽑았다. ‘집중취재’라는 표제까지 단 이 리포트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의 세월호 유족들과 시민들 농성이 ‘불법’이라고 단정했다. 그 근거로 서울시의회가 제정한 ‘광화문 광장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시했다.

하지만 광화문광장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서울시 역사도심관리과 관계자는 11일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지난 7월14일 광화문광장에 유가족 측 농성천막이 처음 설치될 때 사전 허가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사안 특수성을 감안했다. 광장 사용료와 허가 없이 천막을 설치한 데 대한 변상금까지 농성이 끝나면 일괄 납부받기로 이미 얘기가 됐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인도적 차원에서 직접 광화문 천막을 세웠던 사실은 누락한 채 ‘불법농성’을 어찌하지 못해 방치하는 것처럼 호도한 것이다.

   
▲ MBC 뉴스데스크 11일 방송 갈무리
 

MBC는 12일에도 세월호 유족의 광화문 농성을 폄하하는 리포트를 내보냈다. 이날 MBC 13번째 뉴스 제목은 <광화문 광장 ‘이념 충돌’ 싸움판>이었다. MBC는 “세월호법을 둘러싼 우파와 좌파의 깊은 감정싸움이 불거지면서 서울의 심장 광화문 광장은 난장판으로 변하고 있다”며 “세월호 유가족과 지지자 등의 단식 논쟁은 피자와 개밥 논쟁으로까지 번졌다”고 보도했다.  MBC는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허가 없이 무단 점유된 광화문광장. 시민들에게 광화문광장을 돌려주기 위한 엄정한 원칙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유가족과 시민들 목소리를 극우 보수단체 집회와 동일선에 놓고 “난장판”이라고 폄하한 것이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지난 14일 국회 본청 앞 기자회견에서 MBC 보도를 지목하며 “MBC는 유민아빠 김영오씨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방보도를 일삼아 많은 국민에게 공영방송이 맞느냐는 비판을 받았다”며 “MBC는 국민의 알 권리와 공정보도보다는 ‘정권과 권력을 비호하는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부분 언론사가 (세월호 가족들 싸움에 대해) 잘 보도해주고 있는데 몇몇 언론사들이 부정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앞으로 잘 지켜보고 필요하다면 보도에 대해 대화하는 자리도 가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일선 취재하는 MBC 기자들과 여러 차례 대화를 해봤다. 그들은 안타까워하고 미안해한다”며 “데스크 쪽에서 그렇게 (악의적으로 보도)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MBC 뉴스데스크 12일 방송 갈무리
 

MBC 내부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MBC 한 기자는 “무슨 생각으로 그런 리포트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데스크에 취재 기자가 휘둘릴 수밖에 없는 현재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일반 상식과 동떨어진 뉴스를 막을 길이 없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언론계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세월호 사고 초기엔 숨을 죽이고 있던 일부 우익 목소리가 시간이 흐르면서 커지고 있는 형국”이라며 “세월호가 큰 부담인 현 정부는 이를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MBC 경영진이 선두에 나서서 적극 이슈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세월호를 진보, 보수 싸움으로 물타기 하는 MBC 전략은 정치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이들에게 세월호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어떻게든 정부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려는 것”이라며 “의제 설정을 포기한 채 보수언론을 뒤따라 정권 비호에 앞장서고 있는 게 한국 공영방송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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