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 및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에 돌입했던 케이블SO 씨앤앰(C&M)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11일 현장업무를 시작했다. 노조의 경고 파업에 대해 협력업체 13곳이 지난 7월 ‘직장폐쇄’로 맞선 이후 두 달이 지나서야 제자리를 찾게 된 것이다. 그러나 거리로 내몰린 해고자 109명은 여전히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8월 29일과 지난 1일,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 씨앤앰 비정규직 지부(케비지부, 지부장 김영수) 노동자들이 현장복귀 통보를 했는데도 하청업체(협력업체)들은 ‘직장폐쇄’를 고수했다. 

직장폐쇄란 노동자 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대항수단으로, 일시 집단적으로 사용자가 임금지급을 거부하는 행위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이를 명시하고 있지만, 법원은 사용자가 현저하게 불리할 때만 직장폐쇄를 인정한다. 노사 양쪽의 힘이 불균등하기 때문이다.

직장폐쇄가 풀린 데에는 원청의 ‘입김’이 작용했다. 씨앤앰 홍보팀 관계자는 1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11일부로 협력업체들이 폐쇄를 다 풀었다”며 “대체인력도 다 빠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장복귀 통보 후에도 일부 협력업체들은 ‘무단침입’이라는 이유로 노동자들의 복귀를 막거나 경찰을 부르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원청이 투입한 대체인력(CP)은 기존 노동자가 업무를 할 수 없게 만드는 주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 지난 3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씨앤앰 본사 앞에서 해고자 복귀와 고용 보장을 요구하는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 씨앤앰 비정규직 지부 조합원들. (사진 = 김도연 기자)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3일 을지로위원회 소속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같은 당 은수미 의원이 서울 강남구에 있는 씨앤앰 본사를 항의 방문했고, 이 자리에 참석한 씨앤앰의 조석봉 전무와 한상진 상무는 ‘직장폐쇄’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김영수 지부장은 “을지로위원회의 방문 이후 씨앤앰에서 협력업체 측에 직장폐쇄를 풀라고 한 것”이라며 “하지만 109명은 여전히 해고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109명은 원청과 협력업체 재계약 및 신규계약 과정에서 고용승계가 되지 않았거나 계약이 만료돼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다. 이들의 복귀를 위해 케비지부 노동자들은 현재까지도 씨앤앰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입주한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원청은 해고자 문제에 대해 ‘협력업체 노사간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씨앤엠 홍보팀 관계자는 원만한 해결을 위한 원청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부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씨앤앰이 직접 개입할 순 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김 지부장은 “해고자 문제와 관련해 특별히 논의되고 있는 건 없다”면서도 “이번 주 협력업체 대표단 교섭에서 해고자 논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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