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전 마무리된 감사원의 EBS 감사 결과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발단은 감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비상임 ○○○에 대한 전용차량 지원 부적정’이란 제목의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는 이춘호 EBS 이사장이 업무용 차량을 개인적 용도로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는 업무용 차량을 비정기적으로 개최되는 간담회 또는 체육행사 등 공적인 업무에 일부 사용하고 대부분을 개인적인 해외 출입국 시 공항 출입이나 호텔 방문 등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한 2009년 11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이 이사장에게 전속 배정된 업무용 차량 리스료 9500만 원과 유류비 2800만 원 등 총 1억2300만 원이 사적인 용도로 부당 집행된 점을 지적했다. 감사원은 EBS에 주의 처분을 내렸다. (관련 기사 <"EBS 이사장, 업무 차량 90% 사적 사용">)

감사원 지적과 관련해 법적 문제로까지 번지진 않았지만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가 이사장 사퇴를 요구할 만큼 EBS에서는 논란을 일으켰다.

   
 
 

잠잠했던 '감사원 보고서 논란'이 다시 불거진 건 지난 7월이다. 이사장의 차량을 관리하는 운영지원부가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이춘호 이사장 차량의 4년간 리스료 및 유류비와 관련해 잘못된 자료를 올렸던 일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이사장 차량의 실제 리스료는 5200만 원이지만 감사원에는 9500만 원으로, 유류비는 3100만원 사용했지만 2800만 원만 사용한 것으로 제출됐다. 

EBS 감사실에 따르면, 리스료의 경우 이 이사장 뿐만 아니라 EBS 감사에게 제공한 차량 자료까지 섞이면서 일어난 ‘사고’였다. 결과적으로 총 4천만 원 정도가 의도치 않게 ‘뻥튀기’됐다. EBS 내부에서는 “고의는 아니겠지만 정말 황당한 실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이 이사장은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EBS 내부 감사가 진행됐고, 운영지원부 직원들이 줄줄이 징계를 당했다. 운영지원부 관계자는 “파장이 너무 크다. 내부에서 정리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 EBS 이춘호 이사장(왼쪽)과 신용섭 사장
 

불똥은 신용섭 사장에게도 튀었다. 이춘호 이사장이 신용섭 사장의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결국 신 사장은 이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들 앞에서 이번 일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EBS 이사회 관계자는 “신 사장의 사과로 이번 일은 마무리됐다고 보고 있다. 이사장이 다른 형식의 사과를 요구했다는 이야기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일은 EBS 내부에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EBS 한 관계자는 “이사장은 이번 기회로 사장을 길들이려는 것 같다. 일종의 파워게임을 벌이는 것이 아닌가 한다”는 관전평을 내놓았다. EBS 안팎에선 그동안 이 이사장과 신 사장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는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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