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단식 중 쓰러진 것을 본 뒤부터 정치인으로서 유일하게 무기한 동조단식을 벌여온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단식 24일 만인 14일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문자메시지 의정보고를 통해 이날 밤을 광화문 단식장에서 보내는 것을 끝으로 단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병원에 이송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무런 준비도, 계획도 없이 유민아빠의 빈자리를 지키고자 광화문 단식 농성장에 달려왔다”며 “유민아빠의 46일간의 단식과 자식잃은 유가족들 아픔의 절반이라도 함께하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정 의원은 특히 협상 과정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온 새정치민주연합과 관련해 “새정치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유가족들에게 너무나 많은 실망과 배신감을 끼쳐드린데 대해 저라도 속죄하는 심정으로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정 의원은 “24일간의 단식으로 유가족들의 고통을 어찌 다 알겠느냐”며 “단식을 중단하며 생각해보니 유가족 고통의 절반은 커녕 백분의 일도 느끼지 못하고 단식장을 잠시 떠나는 것에 대해 한없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지난 9일 정청래 의원이(오른쪽) 광화문 광장을 방문한 문재인 의원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정 의원은 박 대통령에 대해 “‘세월호 참사의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본인에게 있다’,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하겠다’, ‘민간이 참여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겠다’, ‘유가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한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책임지고 결단해야 한다”며 “그에 앞서 대통령 면담을 간절하게 바라는 유가족들의 요구에 하루 빨리 응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오늘 광화문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잠시 몸을 추스려서 다시 광화문 광장에서, 국회에서 유가족들과 세월호특별법 통과를 원하는 국민과 함께 더 열심히 싸우겠다”며 “그동안 많은 응원을 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다음은 정 의원이 이날 오후 발표한 단식 중단 의정보고 전문이다.

[국회의원 정청래 의정보고] 24일간의 단식을 중단하며
 
안녕하십니까, 정청래입니다.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병원에 이송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무런 준비도, 계획도 없이 유민아빠의 빈자리를 지키고자 광화문 단식 농성장에 달려왔습니다. 유민아빠의 46일간의 단식과 자식잃은 유가족들 아픔의 절반이라도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하여 유가족들에게 너무나 많은 실망과 배신감을 끼쳐드린데 대해 저라도 속죄하는 심정으로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싶었습니다.
 
24일간의 단식으로 유가족들의 고통을 어찌 다 알겠습니까. 단식을 중단하며 생각해보니 유가족 고통의 절반은 커녕 백분의 일도 느끼지 못하고 단식장을 잠시 떠나는 것에 대해 한없이 미안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의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본인에게 있다.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하겠다. 민간이 참여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겠다. 유가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한 만큼 직접 나서서 책임지고 결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 앞서 대통령 면담을 간절하게 바라는 유가족들의 요구에 하루 빨리 응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오늘 광화문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잠시 몸을 추스려서 다시 광화문 광장에서, 국회에서 유가족들과 세월호특별법 통과를 원하는 국민과 함께 더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그동안 많은 응원을 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14. 9. 14 광화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정청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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