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지난 6일 광화문에서 열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 등의 ‘폭식 집회’을 비판했다가 되레 새누리당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하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단식농성장 근처에서 일베와 보수단체 ‘자유청년연합’ 회원들이 단식 유가족을 조롱하기 위해 치킨과 피자 등을 먹은 것과 관련해 “광화문 폭식 투쟁은 완전 자폭투쟁”이라고 비난했다.

하 의원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요구하며 법치주의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이미 고립돼가고 있다. 하지만 자폭 투쟁하는 너희들은 그들보다 더 고립되고 또 역풍의 빌미가 된다”면서 “아무리 뜻이 좋아도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이 엽기적이면 과연 누가 지지할 수 있겠나. 오히려 세월호 단식하는 사람들 도와주는 트로이 목마가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일베 회원 등의 폭식 집회를 지지하는 누리꾼들이 하 의원의 말투와 과거 전력까지 문제 삼으며 거세게 반발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단식농성장 근처에서 '폭식 집회'를 벌인 일베 회원들. 사진=금준경 기자
 

한 누리꾼은 “광화문 나가서 조롱당하고 음식 뺏긴 사람들이 전부 선거철만 되면 당신네 당에 투표하고 인증하는 사람들”이라며 “‘유권자분들’과 ‘너희들’의 차이를 두는 게 모순과 반복되는 하대와 꼰대 행위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은가”라고 되물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현장에는 하 의원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상당수였는데 지지자들에게 반말은 오만함의 극치”라며 “정작 선거 때 당신네들을 꼬박꼬박 찍어주는 지지층에게 훈계질이라니, 만약 새정련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그 사람은 정치인생 아웃이었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 6일에도 일베 회원 등을 겨냥해 “지난번엔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찢더니 이제는 단식 현장 앞에서 식사 퍼포먼스? 제발 찌질이 짓 그만 좀 해라. 보수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날 오마이뉴스 등에 따르면 일베 회원 등 100여 명은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의 단식 농성장에서 조금 떨어진 세종대왕 동상 앞에 앉아 피자와 치킨을 먹으며 “광화문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6일 폭식집회를 연 일간베스트 회원을 위해 식사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이들이 광화문광장 바닥에 앉아 30분 만에 피자 100판과 치킨을 먹는 동안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는 ‘자유대학생연합’ 학생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날 폭식 집회에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도 참석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5일 성명을 내 “광화문 농성장에서 유가족들을 비웃고 함께하는 이들을 조롱하는 이들의 행위는 상처 입은 이들에 대한 폭력이며, 공동체의 선한 의지를 할퀴는 일”이라며 “돈이 최고라고 가르치는 사회에서 인간다움을 잃어버리고 거짓 언론만 보고 들은 채 성찰할 기회를 갖지 못한 이들을 보고 분노하더라도 욕을 하거나 상처를 입히기보다는 그저 조용히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