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체장사, 삼보일베(배의 잘못).”

“김영오라는 XXX, 헛소리 해대고 지가 무슨 아빠라고 XXXX나?”

2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485만 국민서명용지를 전달하기 위한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원회의 3보1배 기사에 대한 비난 댓글이다.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와 세월호참사국민대책위는 악성 댓글과 루머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나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8월 초부터 악성 유언비어 제보를 받고 있는 세월호국민대책위는 2일 현재까지 3205건의 메일 제보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하루 제보량만 100건이 넘는다. 제보 메일마다 사례가 1건에서 수십 건에 이르는 등 유형도 다양해 구체적인 건수는 현재 집계중이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지난달 말부터 중앙당 홈페이지에 세월호 관련 유언비어 악성 댓글 제보센터를 설치해 신고 받은 200여건을 검토했다. 이 중 26명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들의 행위는 악의적일 뿐 아니라 반복적이어서 그대로 방치할 경우 앞으로도 동일한 행위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돼 예방적 차원에서 고발조치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고발 내용 중 모욕죄 같은 친고죄도 포함돼 있어 피해자인 세월호 유가족 등과 협의해 고소장을 추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관련 유언비어는 두 종류로 나뉜다. 단순 모욕성 비방과 나름의 사실을 기반으로 한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비방이다. 세월호국민대책위에서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백가윤 간사는 “참사 초기에는 가족 인터뷰나 새정치연합 브리핑 자료 등에 대한 반박으로 ‘의사상자 지정을 정말 요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인데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며 “현재는 ‘시체장사’ ‘유족충’ 등 단순 비방과 46일간 단식한 김영오 아버님에 대한 내용 없는 악의적인 댓글이 많았다”고 밝혔다. 

가족대책위 쪽은 이런 악성 루머와 댓글이 조직적으로 이뤄진다는 의혹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 유언비어 모니터링을 담당했던 단원고 박성호군 누나 보나씨는 “모니터링을 해보면 똑같은 글을 한 기사나 게시물에 반복해 남기는 경우가 있고, 한 작성자가 비슷한 내용을 여러 곳에 집요하게 남기는 경우도 있다”며 “특정 집단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말했다. 

   
▲ 세월호참사국민대책위원회 포스터.
 

모니터링 담당자들은 악성 댓글이나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사람이 딱히 정해져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 보나씨가 수사 의뢰한 경우 10~20대보다 40~50대 일반인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이 특별히 세월호 참사에 악의를 품거나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는 게 모니터링 담당자들의 공통 의견이다. 

법적대응을 맡은 정민영 변호사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알려지다 보니 감정적으로 격해져 악성 댓글을 남기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악성 댓글과 유언비어 유포자로 언론과 유명인도 지목됐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7개 방송 종합뉴스와 5개 조간신문을 모니터링한 결과 대부분이 유인아빠 김영오씨에 대한 악성루머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민언련은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채널A의 경우 한 인터넷 댓글에서 시작된 김영오씨에 대한 악성 유언비어를 뉴스 기사로 다뤘다”며 “정확한 사실 규명 보도를 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유언비어는 보도하지 않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언론에서 다루는 순간 유언비어는 확대 재생산되기 때문이다. 

국회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인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과 배우 이산(가명), 피플뉴스 편집장 서승만, 우익단체 간부 윤모씨 등도 세월호 악성 유언비어와 허위사실 유포 등에 가담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참사 특별위원회 언론모니터링팀 정철승 변호사는 “대부분 고소 고발된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라고 반박하는 데 굉장히 가소로운 변명”이라며 “표현의 자유는 가족들에 대한 인격모독과 명예훼손 등 범죄와는 엄격히 구분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특히 오프라인에서 모욕, 명예훼손도 형사처벌이 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의 이 같은 행위는 파급 속도가 빨라 피해자에 대한 법인 침해가 훨씬 커 가중 처벌된다”며 “온라인상 행위는 무겁게 처벌되는 범죄행위라는 점을 명심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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