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비선(祕線)라인의 인사개입 의혹을 제기한 박지원(72)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1부(정수봉 부장검사)는 29일 박 의원을 형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6월 25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지금 사실 인사를 비선라인이 하고 있다는 것은 모든 언론과 국민, 정치권에서 의혹을 가지고 있다”면서 “‘만만회’라는 것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박 의원은 그달 26일자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도 “만만회는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과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 박 대통령의 옛 보좌관인 정윤회 씨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들었다”면서 “YS(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아들인 김현철 씨가 국정을 농간한 것과 똑같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당시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만만회라고 하면 박근혜 대통령 측근 중에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 (박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 정윤회씨를 언급한 것일 텐데 나도 처음 들어봤다”고 말한 것으로 되어 있다. 

   
▲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이치열 기자 truth710@
 

검찰에 따르면 박 의원은 각종 의혹 제기와 관련해 언급된 당사자들로부터 여러 건의 고소·고발을 당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지지단체로 활동했던 ‘새마음포럼(김동순·이종수 공동회장)’도 7월 21일 만만회 인사개입 의혹을 제기했던 박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25일 산케이신문의 박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등으로 이달 중순 정윤회씨를 고소인 겸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해 조사하면서 새마음포럼 등이 비선라인 의혹을 제기한 박 의원을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지만씨 등 만만회 구성원으로 지목된 이들이 청와대 인사에 개입한 적이 없고 박 의원의 발언으로 박씨 등 당사자들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검찰(형사4부·이주형 부장검사)은 박 의원이 지난 2012년 4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 출연해 “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막역하게 만났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 측은 검찰 서면조사를 통해 관련 내용을 충실히 답변했으며 향후 재판을 통해서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2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박 의원은 검찰 서면조사에서 해당 발언을 하게 된 근거와 배경을 충실히 설명했다”며 “사실에 근거해 확인하고 말한 것이고 앞으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설명할 것은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수정 8월 29일 오후 1시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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