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uber)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우버블랙에 이어 ‘우버엑스(uberX)’가 서울에 도입돼 논란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우버테크놀로지(Uber Technologies Inc.)는 28일 한국 진출 1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우버엑스를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불법 논란에 움츠려들지 않고 오히려 서비스를 확대하는 정면승부를 선택한 것이다.
우버는 (우버에 등록된) 자동차 소지자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일종의 콜택시라고도 볼 수 있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으며 ‘혁신적 서비스’라고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운전자의 사업자 등록여부, 안전성, 과세 회피, 택시업계 반발 등의 문제로 전 세계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2013년 8월 한국에서 시작된 우버블랙은 이용자와 ‘리무진 업체(소속 기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반면 이번에 시범 운영을 시작하는 우버엑스는 조금 다르다. ①만 26세 이상 ②운전면허 소지 및 자동차 보험 가입 ③신원조회 및 우버와 인터뷰라는 조건을 충족하면 누구나 자신의 자동차로 우버 기사가 될 수 있다. 우버블랙도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일반 차량 소지자가 기사가 되는 우버엑스까지 도입될 경우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우버 코리아는 28일 '우버엑스(uberX)' 서비스를 서울에서 시범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지=우버 사이트 갈무리. | ||
이미 서울시는 우버블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지난해 9월부터 세 번이나 우버 코리아를 관련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문제가 되는 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4조(면허), 34조(유상운송의 금지) 위반 등이다. 서울시는 우버블랙을 일명 ‘콜뛰기’와 비슷하게 보고 있다.
시범운영을 시작하는 우버엑스는 현행법 위반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은 지난 27일 오픈넷 주최로 열린 ‘우버, 혁신인가 불법인가’ 토론회에서 “우버가 직접 불법행위를 하는 건 아니지만, 사업자가 아닌 개인과 개인의 유상 운송을 연결하기 때문에 불법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에서 우버블랙은 합법이지만, 우버팝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우버팝은 우버엑스의 유럽 명칭이다.
이에 대해 우버 코리아 측은 “우버엑스는 시범 운영으로 테스트하는 것”이라며 무료이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고 밝혔다. 우버 코리아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시범기간엔 우버엑스를 무료로 운영한다”면서 “수요 등 시장환경을 파악하면서 정책, 가격을 만들어가고 (불법 논란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 오픈넷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우버로 보는 공유경제와 규제의 미래‘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김병철 기자. | ||
우버는 공유경제인가? 강정수 “자원의 효율적 배분”
우버는 우버를 공유경제 서비스로 홍보하고 있다. 우버 아시아지역을 총괄하는 알렌 펜(Allen Penn)대표는 우버엑스의 서울 시범운영을 발표하면서 “우버엑스는 전 세계 많은 도시에서 공유경제의 전형으로 널리 알려졌다. 자가차량 소유율이 높고, 일상적인 교통 혼잡이 심각한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또 하나의 편리한 교통 옵션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버는 공유경제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은 토론회에서 “우버를 기술적으로 정리하면 주문형(On Demand) 택시 서비스”라며 “(제품을) 항상 가질 필요 없이, 필요할 때 쓰는 효율적인 자원 배분 시스템”이라고 표현했다. [슬로우뉴스 : 우버(Uber)에 대한 6문 6답]
▲ 왼쪽부터 이나리 디캠프 센터장, 조산구 코자자 대표, 강경훈 우버 코리아 대표,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 사진=김병철 기자. | ||
강 연구원은 우버가 공유경제의 대표로 인식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적 공유재(Commons)인 위키피디아와 우버는 성격이 다르다며 우버는 이용자와 차량 소지자라는 ‘두 집단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양면시장(Two-Sided Markets) 사업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유경제라는 착한 딱지를 붙이는 건 우버에게도 좋지 않다. 그냥 시장의 혁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강 연구원은 “공유경제가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대안론적인 시각은 아니라고 본다. 똑같이 자본주의 틀 안에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공유경제가 마치 자본주의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보는 건 지나친 과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버 코리아는 택시업계와 함께 사업을 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경훈 우버 코리아 대표는 토론회에서 “일본에서는 택시업체와 사업을 하는데, 한국에선 리무진 업체와 한다”는 지적에 “그(택시) 옵션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이미지=우버 코리아 블로그 갈무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