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0일 가량 단식했던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단식을 중단하자 정치권에서는 반기는 목소리를 냈다.

새누리당은 김영오씨 단식 중단과 함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대한 단식 중단을 함께 요구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를 계기로 새누리당에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영오 유민아빠가 전 국민 걱정 속에 그동안 단식했다가 오늘 11시 단식 중단 기자회견을 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며 “일이 잘 풀려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김영오씨가 단식 중단 이유로 “새누리당의 입장 변화가 없어 장기전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완구 원내대표가 세월호 유가족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잘 풀어가고 있어서 다행이다”이라면서도 이날 법안 분리 처리 의견이 높은 조선일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야당 의원의 단식, 장외투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69%에 달하는 여론조사 결과에도 정치인들이 주목해 주길 바란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김영오씨 단식 중단 소식에 “참으로 다행스럽다”면서도 “세월호 유가족도 단식 중단하는 마당에 문재인 의원은 어제(27일)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를 만나서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는 발언을 소개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어 “문 의원이 여야 합의안이 마련되고 의총 추인과정에서 그런 발언을 해줬다면 지금 국회 파행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김영오씨 단식 중단을 환영하며 “문재인 의원도 단식을 빨리 중단하고 국회로 돌아오길 바란다”며 “새정치연합도 장외 투쟁을 중단하고 하루 빨리 국회로 돌아와 민생 관련 법안 처리에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김영오씨 단식 중단에 대해 “세월호 유가족 대표와 새누리당 지도부 간 두 차례 대화 속에서 서로 간에 오해와 불신을 상당 부분 해소하고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된 것도 단식 중단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새정치연합도 김영오씨 단식을 환영하면서 새누리당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박영선 국민공감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4일차 비상행동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영오씨는 ‘장기전 준비를 위해 보식하고 광화문에 나가서 싸우겠다’는 단식 중단 각오를 보내왔다”는 점을 부각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새누리당을 향해 “쇼하는 형태로 이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유가족 입장을 알면서 시간 끌기 작전을 펴지 말고 집권여당의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 달라”고 말했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김영오씨 단식 중단은 현재 논의 중인 특별법 제정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새정치연합은 유민 아빠가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갈 필요 없이 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게 세월호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이어 “이제 새누리당이 응답해야 한다”며 “유가족의 바람대로 더욱 유연하고 전향적인 자세로 참사 진상 규명 의지가 담긴 세월호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논의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장외 투쟁 중인 새정치연합은 이날 예정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울 명동 거리 선전을 진행할 예정이며 주말인 30일까지 계획한 비상행동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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