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40일간 단식을 이어가다 22일 오전 병원으로 후송된 유민아빠 김영오(47)씨가 미음까지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가족 대책위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리 가족들을 죽이지 마십시오”라며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씨의 주치의 이보라 동부병원 내과과장에 따르면 현재 김씨는 포도당과 수액을 맞으며 견디고 있다. 후송될 당시 김씨의 혈압은 80/50, 맥박은 99, 혈당은 51. 정상 수치는 혈압 120/80, 맥박 60. 혈당 80에서 120 수준이다. 이 과장은 간수치 또한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현재 식사를 거부하고 있다. 가족대책위 등은 22일 오후 동부병원 김씨의 병실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유민 아버지가 미음 200cc도 거부해 현재 식사가 병실 밖에 나와있는 상태”라며 “병원측과 가족들은 유민 아버지가 미음이라도 빨리 먹고 회복했으면 좋겠지만 본인의 뜻의 워낙 강하다”고 밝혔다.

▲ 서울 동부병원에 입원 중인 유민아빠 김영오(47)씨. 사진=박준수

김씨는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을 통한 전언에서도 특별법 제정이 되지 않은 한 단식을 중단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해당 전언에서 “안정을 취하고 나서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여기서 멈추면 유민이를 볼 낯이 안 설뿐만 아니라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가장 하고 싶은 건 안산에 가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밥 먹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39일을 굶은 상태에서 더 단식이 지속된다면 건강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 과장은 “미량원소, 비타민의 부족은 (주사로) 해결 될 것 같지만 근본적으로는 칼로리를 공급받아야 한다”며 “식사를 거부하면 칼로리가 부족하니 체력소진, 근육위축,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근력이 약화되는 증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가족대책위는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했다. 가족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우리 가족들을 죽이지 말라”며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하겠다는 5월 면담이 거짓말이 아니었음을 보여달라. 철저한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결단하라”고 요구했다.

가족대책위는 김영오씨의 면담을 거부한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면담 한 번 해달라는 요구가 그렇게 무서웠는가”라며 “수십일 단식한 김영오님이 지팡이에 몸을 겨우 의지해 단지 면담신청서를 제출하러 찾아간 걸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막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들은 “안간힘을 낸 가족들이 어디로 갈지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