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적극적인 사회 참여 메시지를 전달한 것을 두고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로 극우 세력의 목소리이다. 주권국인 우리 사회에 ‘좌파교황’이 간섭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황 발언의 의미를 재해석해 박근혜 대통령을 모욕했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보수 논객 조갑제씨는 교황이 18일 명동 성당 미사에서 마태복음서를 인용해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라는 베드로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북한 정권을 무조건 용서하고 대북 퍼주기를 계속하라는 권유로 들린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치보다 더 흉악한 북한정권과 유대인보다 더한 핍박을 받는 북한동포를 외면함으로써 나치와 협력하였다는 비판을 받는 비오 12세보다 더한 과오를 저질렀다. 한반도의 현실을 오판하도록 그의 눈과 귀를 가린 사람들이 누구인지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매체 올인코리아의 조영환 편집인도 “분단국가에서 좌익세력의 구미에 맞는 언행을 한 것은 평화와 국익을 허무는 몹쓸 짓으로 평가된다”며 “남북관계에 대해 천주교 특유의 망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사이비 평화주의를 늘어놓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서강대학교 내 예수회 공동체를 깜짝 방문한 교황이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 사제에게“당신들은 마지막 모험을 다 채운 사람”이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세월호 유족과 용산참사 희생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해 메시지를 보내며 ‘광폭 행보’를 벌인 것에 대해 “정치적 목적의 달성에 골몰하는 자들에게 철저하게 이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심지어 교황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그림자처럼 수행하고 있는 정제천 신부에 대해서도 광주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비난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교황 방문으로 전세계적으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전달되고 특별법 여론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전세계는 세월호 시위대가 정부를 향해 얼마나 상식에 어긋나고 부당하고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는지를 전해듣고 한국 종북좌파 집단의 반정부 운동의 심각성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 위안부 할머니들과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
 

교황의 발언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난으로 연결짓는 주장도 있다. 일간베스트 저장소에는 교황이 평소 가톨릭 사제와 수녀들에게 “고약한 노총각과 고약한 노처녀가 되면 곤란하다”고 농담한 것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한 것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또한 교황이 “이렇게 종이에 쓰여진대로 말하면 안 된다고 제 친구가 말했어요. 즉석에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해야 합니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도 교황 방한 축하 정상연설시 프롬프트를 보고 발언을 한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번 교황 방한 반대를 목적으로 집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광화문에서 열린 시복식 당일인 16일 남녀 50여 명이 “교황은 우상숭배자, 회개하라 로마교황”이라는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한 기독교 단체는 지난 12일 ‘로마 종교로부터 한국교회를 지키는 날’이라는 주제로 경기도 일산에서 가톨릭 반대집회를 열었다.
 
천주교 광주교구 소속 최민석 신부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가난한 이들과의 소통 자체를 거부하던 이들에게는 교황의 소통이 불편하다”며 “교황의 백성들과의 소통이 불편해 하는 이들에게 평화는 없다. 자신들만의 천국을 말하는 이들에게는 교황의 불편한 소식에 귀를 막을 것이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이 되는 평화가 참 기쁨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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