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들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향해 연이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이었던 지난달 24일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세월호는 교통사고’라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음에도 지난 1일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 또 다시 단식농성 유가족들을 ‘노숙자’라고 폄훼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 “국회에서 노숙자들처럼 저렇게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유가족들을 노숙자라고 운운하는 그런 망언은 거의 매일해서 이제 새롭지도 않고, 결국 세월호 참사나 가족을 바라보는 새누리당 전반의 인식이 저급하다는 것”이라며 “새누리당 의총이 끝나자 바로 그날 오후에 국회에서 빨래 좀 걷어달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
이치열 기자 truth710@
 
유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다른 한쪽에서는 유가족들을 직접 만나 보상·지원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반복되는 망언에 대한 사과와 인식 전환이 없는 상태에서 유가족 지원을 위한 일대일 면담을 하겠다는 얘기는 돈을 앞세워 가족들의 생각을 왜곡시켜 우리를 분열시키겠다는 것”이라며 “노숙자들 불쌍하니까 밥 한 끼 주겠다는 이런 인식인데 전혀 반갑지 않고 새누리당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가족대책위는 새누리당의 세월호 피해자 지원대책에 대한 공식 입장을 오는 4일 밝힐 예정이다. 유 대변인은 “진상규명이 전제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보상을 해준다 해도 절대로 받지 않을 것”이라며 “충분한 진상규명이 이뤄진 후 국가의 책임이 명확하게 드러나면 피해보상은 이미 정해진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법적 절차에 의해 진행될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태흠 의원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노숙자로 비하한 것에 대해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가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구태가 돼가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며 “‘노숙자’니 ‘교통사고’니 하는 일부 의원들의 발언과 행태는 구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그런 발언으로 갈등을 유발하고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요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없도록 새누리당이 진심을 다해야 한다고 부탁했다”면서 “그러니까 선거 때만 되면 ‘쇼한다’고 그러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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