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으로 시작해 이정현으로 끝났다.

7. 30 재보궐선거가 여당의 압승, 야당의 참패로 마무리 됐다. 그리고 단연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의 순천 곡성 지역 당선이 이번 선거의 상징이 됐다. 지역주의 철옹성을 깼다는 평가부터 선거혁명, 투표혁명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정권 심판이 아니라 야당이 심판당했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일방적인 국정운영을 부채질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 심판론이 외면을 당했고 박근혜 정부의 국가개조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식이다.

야당 참패로 극심한 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엔 이견이 없다. 한 신문은 안철수,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1일 사퇴할 것이라고 기정사실화했다.

야권의 참패는 무능력이 첫번째 요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여권이 압승 분위기에 도취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민심을 무시한다면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음은 31일자 아침종합신문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호남서도...야당이 심판당했다>
국민일보 <이정현 당선...호남 선거 역사 새로 쓰다>
동아일보 <與 압승...이정현 호남門 열다>
서울신문 <새누리 이정현 호남을 뒤집다>
세계일보 <이정현 호남서 '대이변'...지역벽 넘다>
조선일보 <與 11대4 압승...野 안철수 김한길 오늘 사퇴>
중앙일보 <야당을 심판했다...이정현 호남 당선 이변>
한겨레 <야당, 충격의 참패...호남서 이정현 당선 '대이변'>
한국일보 <민심은 야당을 버렸다>

7. 30 재보궐선거의 민심은 야당에 대한 심판이었다.

수도권에서 1곳, 호남 3곳에서 이기고 나머지 11곳에서는 참패를 당했다. 새누리당은 서울 동작을과 경기 수원병, 수원을, 경기 김포, 경기 평택을 등 수도권 5곳과 충청 3곳, 영남권 2곳을 싹쓸이했다.

이정현 당선 청와대 반응은 “사건이다”

순천 곡성의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은 곧 이번 선거의 상징이 됐다. 야당 텃밭인 호남조차도 야당에 등을 돌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광주 전남에서 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난 1988년 소선구제 도입 이후 26년 만이다.

이 후보의 당선을 두고 선거혁명, 투표혁명이라는 평가까지 나온 것은 그만큼 호남에서 여당 후보 당선이 주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이 후보 당선에 대해 "단순한 여당 후보가 아닌 박 대통령 최측근의 승리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깊다"며 "이 당선자의 국회 입성으로 비박(非朴)계가 완승을 거둔 전당대회 이후 위축된 당내 친박계의 입지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후보의 인연도 다시 한번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04년 총선 이후 대변인 실장을 맡아 인연을 맺은 이후 지난 대선에서는 박근헤 후보 캠프 공보단장을 맡아 박근혜의 입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그리고 인수위 정무팀장을 거쳐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 등 권력의 핵심부로 전면 등장했고, 예상을 깨고 호남에 출마해 당선까지 거머쥐었다.
 

   
▲ 중앙일보 2면
 

중앙일보는 <이정현, 낡은 자전거 한 대로 지역주의 철옹성 넘다>라는 기사에서 2007년 한나라당 경선 직후 김문수 경기지사가 정무부지사 직을 제안했지만 거부한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이정현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왜 가지 않았느냐"라고 묻자 "자꾸 그러시면 정치 그만 둘라요"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박 대통령은 웃음 띤 얼굴로 '고맙다. 잊지 않겠다'라고 했다. 이를 전해들은 그의 부친은 '잘혔다. 나는 니가 내가 존경한 박정희 대통령의 딸을 가까이서 모시는 것만으로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앙은 "이 후보 선거전의 일등공신은 박 대통령도, 중앙당도 아닌 낡은 자전거 한 대였다. 그는 선거 내내 허름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나홀로 유세'에 나섰다. 시 의원 출마를 포함한 3번의 과거 도전에서 ‘지역 조직보다는 밑바닥 민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남자, 복심인 이정현 후보를 강조하면서도 그의 헌신적인 '호남행'을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이정현 후보 당선을 두고 청와대에서는 "전남 순천-곡성에서 승리한 이정현 당선인이 개표 내내 앞서나가자 들뜬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고 한다"며 "'사건이다, 사건'이라는 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신동철 정무비서관 등 정무라인은 밤늦게까지 선거 결과를 지켜봤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평가 재조명?

동아일보는 사설을 통해 이정현 후보가 ‘호남發 선거혁명’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동아는 "그는 서슬 퍼런 전두환 신군부정권 시절인 1984년 호남 출신으로는 드물게 민주정의당 당직자로 정치를 시작해 한 번도 당적을 바꾸지 않고 호남 민심에 구애함으로써 “사람은 괜찮은데 정당이…” 했던 표심을 돌려놓았다"고 전했다.

동아는 "이 후보의 당선은 이제 호남에서도 새정치연합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켰다"며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권의 당파 싸움에 대한 유권자들의 엄중한 심판이다. 한국 정치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현 후보의 당선을 포함한 새누리당의 압승을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통령의 공으로 돌리는 듯한 보도까지 나왔다.

세계일보는 박 대통령이 야당 시절 한나라당 대표를 맡아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 전승을 이끈 전력을 소개하면서 "박 대통령이 재보선은 여당의 무덤이란 말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나 다름없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세계일보는 "선거의 여왕답게 박근혜정부는 집권 후에도 재보선은 물론 각종 선거에서 허약한 모습을 보인 역대 정권과는 달리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정국에서 실시된 6·4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단체장 스코어를 8대9의 ‘무승부’로 만들어 지자체 선거에서 패배하는 여당의 징크스를 깼다"고 평가했다.
 

   
▲ 세계일보 6면
 

이어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했지만 지지층 결집 능력 등 선거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선거의 여왕이나 박근혜 마케팅 등 플러스 알파가 없다치더라도 마이너스나 부정적인 요소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박 대통령은 3김 이후 지역(영남) 이념(보수) 계층(50대이상)의 교차결속력이 견고한, 마지막 남은 유일한 정치지도자"라고 말했다.

반면, 한겨레는 호남민심이 이정현 후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 당선자는 유권자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위상은 결코 앞에 내세우지 않았다. 정당과 조직도 활용하지 않고 홀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선거운동을 펼쳤다"면서 순천시민 진병화씨의 말을 전했다. 진병화(51)씨는 “이번 결과에는 무기력한 야당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겼다. 지역 일꾼을 뽑아 실리를 챙기고 영남을 향해 지역감정을 먼저 허물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참패…수도권에선 ‘외면’, 호남에선 ‘탄핵’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야당의 참패라는데 이견은 없다. 요인을 두고서는 공천파동과 단일화 실패 등이 꼽히고 있다.

경향은 "7·30 재·보궐선거 성적표는 여당의 승리보다 야권의 ‘참패’에 가깝다. 청와대 인사 실패와 세월호 수사 무능 등으로 야권에 유리하게 조성된 국면을 승리로 연결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선거 결과는 ‘공천 파동’ 등으로 민심의 요구를 스스로 걷어찬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민심의 ‘레드카드’였다. 새정치연합은 승기를 잡았던 선거 구도를 ‘막장 공천’으로 스스로 뒤집어 권은희 후보만 살리고 다 죽인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선거 과정에선 세월호 침몰사고와 두 총리 후보자의 잇단 낙마 등 인사 참사, 유병언 수사에서 보여줬던 무능 등으로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컸다"며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최저인 40%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전략공천 파동에 이은 당내 내홍으로 선거 흐름을 완전히 망쳐놓았다. 광주 광산을 투표율이 20%대를 기록한 점은 당 지도부에 대한 의사 표시인 셈"이라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대응과 관련해서도 "세월호 심판론에 기댔을 뿐 자신들의 정책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에 요구한 반성과 혁신을 통한 대안세력이 되는 데 실패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동작을 선거에서 나경원 후보가 보수표를 결집시킨 반면, 노회찬 후보로 야권 후보 단일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파동 후유증이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향은 향후 전망에 대해 "당장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정국’에서 벗어나 국정과제 추진에 진력할 수 있게 됐다. 박 대통령은 이번 승리를 기반으로 국가혁신과 경제활성화를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여권은 또 정부조직법 개정안, 세월호특별법 협상, 경제활성화법 처리 등에서 주도권을 잡고 김무성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 원인을 권은희 파동, 꼼수 연대, 낮은 투표율을 꼽았다.

국민일보는 "국민 다수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정부 무능을 질타했고,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떨어졌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에 대한 지지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야당이 지금 모습으로는 대안세력, 수권 정당이 될 수 없다는 냉정한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공천 파동에 대해서는 "무능의 정점"이었다며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서울 동작을과 광주 광산을에 애초 공모를 신청한 후보가 아니라 다른 지역 후보를 내리 꽂는 기이한 전략공천을 했다. 천정배·정동영 전 의원 등 유력 중진을 배제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분석이 유력하게 나돌았다"고 지적했다.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도 동작을 기동민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지도부와 상의없이 사퇴했지만 방관했고 수원에서 정의당 후보가 사퇴하면서 "‘사실상 당 대 당 연대(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가 됐지만 두 대표는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광주 광산을에서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되기 했지만 "상처뿐인 승리"라는 평가도 내놨다.

국민일보는 "광주 민심은 6·4지방선거 당시 공천 논란에도 윤장현 광주시장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안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이번엔 싸늘하게 돌아섰다. 한 번 실수는 봐줬지만 두 번 실수는 눈감아주지 않는 민심의 따끔한 회초리를 맞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 한겨레 4면
 

"수도권에서 ‘외면’당하고, 호남에선 ‘탄핵’당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혹독한 평가도 나왔다.

한겨레는 "이번 재보궐선거는 사실상 여야 모두 ‘누가 더 잘하느냐’보다는 ‘누가 덜 못하느냐’의 승부에 가까웠다"면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등 인사 참극이 잇따르면서 여권은 점수를 잃었고 15석이 걸린 미니총선에서 야권의 압도적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야당은 최대 승부처인 서울 동작을 후보를 전략공천하는 과정에서 ‘갈등의 민낯’을 보이며 민심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광주 광산을 권은희 후보 공천에 대해서는 "‘보은 공천’ 논란과 재산 허위·축소 신고 의혹이 불거지며 빛을 바랬다"고 보도했다.

순천 곡성의 패배에 대해서도 "새정치연합의 패배는 야권 지지층과 부동층, 즉 비새누리당 지지자들에 의한 심판론 성격을 띤다. 한번도 야권 후보가 진 적이 없었던 순천·곡성에서 패한 것은 부분적으론 여당 후보의 ‘예산폭탄론’이 먹혀든 것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호남 정치개혁에 대한 열망을 외면한 ‘안일함’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손학규, 김두관 등 거물급 주자들이 참패한 수도권 지역에 대해서는 "새정치연합이 ‘대안’이 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이번 선거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마음을 돌린 부동층이 야당을 택하지 않은 결과라는 진단도 나왔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투표소에 나가는 사람들은 여권에 힘을 실어서 정부가 현재 상황을 추스르기를 바라거나 아니면 여권을 견제하려고 하는 마음이 강한 유권자”라며 “낮은 투표율은 여권 지지층이 관성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지금은 여당이 마음에 안 들면 야당에 표를 주는 ‘스윙 기제’가 망가졌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주도권 강화하나

향후 박근혜 정부가 국정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일보는 "여야 관계에서는 새누리당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의 주도권 행사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아 여야 관계는 갈등 국면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라고 전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 대혁신을 강력하게 밀고 나갈 동력을 확보했다.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공직사회 개혁, 부정부패 척결, 안전시스템 개편 등 국가 대혁신의 개별 프로그램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예상도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극심한 내부 진통을 겪고 조기 전당대회론이 고개를 들 전망이다.

국민일보는 "비당권파나 강경파 사이에서는 6·4지방선거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재보선 패배는 누적된 당내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칙 없고 잡음 많은 공천으로 전통적 야권 지지층의 결집을 떨어뜨렸고, 중도표 확장 실패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야당의 참패를 두고 세월호 참사 대응을 비난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일방적인 국정운영을 주문하는 듯한 보도도 보인다.

동아일보는 <7·30 국민의 명령, ‘세월호 정쟁’ 그치고 경제 살려라>라는 사설에서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정국을 과도하게 정략적으로 이용하면서 국정과 민생을 외면했다는 인상을 줬다"고 전했다.

이어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심판론에 매달리다가 민심의 변화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것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합의해주지 않으면 모든 법안 처리를 보이콧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며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유병언 시신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공식 감식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유병언 시신은 가짜'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 수준을 얕잡아 본 모양"이라고 정면 비난했다.
 

   
▲ 동아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野, 공천파동 자책골에 '세월호 심판 재탕'도 외면받아>라는 기사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체가 뒤늦게 확인돼 검경(檢警)과 정부의 무능이 부각되자 야당은 지방선거 때 써먹었던 '세월호 심판론'을 또다시 꺼내 들었다. 하지만 세월호 심판론은 선거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며 "유권자들로선 세월호 심판론에 식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의 말을 전했다.

조선은 사설에서도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여권의 실책에 올라타 대여(對與) 공세와 흠집 내기에만 몰두했다. 국민은 공직 후보자의 잇단 낙마에 혀를 차면서도 무조건 끌어내리려는 야당의 행태에도 고개를 젓기에 이르렀다"며 "세월호 사태 발생 이후 지금까지 이 불행한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선거 때는 세월호 특별법을 놓고 무리한 주장을 펴면서 정쟁(政爭)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은 "세월호 참사를 지나치게 선거에 이용한 것도 역풍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 야당도 세월호 심판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정부·여당을 공격한 것은 물론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이미 다 써먹은 세월호 책임론을 선거 막판에 다시 본격적으로 들고 나온 것이 유권자들에게 피로감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세월호 참사와 이어진 2기 내각 인사 실패에 따른 정치적 부담도 한결 가벼워졌다. 국가혁신 작업과 경기부양 정책에도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했다.

한겨레는 "박 대통령은 이를 바탕(선거 결과)으로 ‘세월호 정국’이 일단락됐다고 보고, ‘민생’을 명분으로 한 경제활성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야당의 지리멸렬로 인사 실패와 세월호 참사 대응을 둘러싼 ‘김기춘 책임론’ 등 정치적 쟁점이 사라져 당·청 사이의 갈등 요인도 잦아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안정적인 과반 의석에 바탕을 둔 ‘우월적 지위’를 충분히 활용하며 세월호 국면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끌고 갈 것"이라며 "시급한 현안인 세월호 특별법 처리나 청문회 증인 채택 등을 놓고도 새누리당은 물러서지 않으며 ‘경제’로 국면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무성 대표 체제 강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가 당내 기반을 확고하게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졌다.

동아일보는 <본격 무대 연 ‘무성 대장’… 충격의 安 “대표 사퇴 불가피”>라는 기사에서 "이번 승리는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직간접적인 영향력 없이 새누리당 지도부가 자력으로 이뤄냈다는 의미가 있다"며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무기력하게 끌려 다니던 지리멸렬한 여당에서 탈피해 수평적인 당청(黨靑) 관계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이 높다. 김 대표도 명실상부한 당 대표로서 장악력을 발휘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자의반 타의반 차기 여권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1, 2위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힘 받은 김무성, 첫 행보는 탕평인사로 친박 끌어안기>라는 기사에서 "전당대회를 치른 지 2주밖에 안 돼 아직 ‘컨벤션 효과’가 남아있는 데다, 여당이 압승하면서 김 대표의 행보도 탄력을 받게 됐다"며 이정현 당선인의 최고위원 지명 등 탕평인사를 통해 청와대를 향해 목소리를 모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 안철수-김한길 대표 오늘 사퇴한다

선거 참패로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의 사퇴를 공식화하는 보도도 나왔다.

 

조선일보는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측근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며 "지도부 관계자는 '대표가 '5석 이하'로 당이 패배한다면 당의 구조적 문제와 공천 잡음 문제 등 모든 것에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며 '31일 최고위원회 논의를 통해 조만간 당이 비대위 체제로 가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에 따라 지난 3월 옛 민주당과 안철수 진영의 통합 이후 유지돼온 김·안 지도부 체제가 내년 3월로 정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도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의 사퇴론이 거셀 것이라면서 당이 갈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겨레는 "지난 3월 김한길 체제의 민주당과 안철수 체제의 새정치연합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합친 뒤 4개월 만에 지도부가 존립 위기에 선 것"이라며 "합당 이후 체제 안정은커녕 두 세력 간의 유기적 결합도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라, 지도부 거취 문제를 두고 두 세력이 맞설 경우 당이 다시 갈라지는 최악의 상황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겨레는 "선거 결과가 워낙 큰 차이를 보였고, 무엇보다 ‘새정치’를 표방한 안철수 체제에서 일방주의적인 ‘밀실공천’이 이뤄져 극심한 파동을 겪은 결과 패배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지도부에 대한 문책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많다"며 "당내 옛 주류인 정세균 전 대표 쪽은 31일 저녁 계파 소속 의원들을 모아 진로를 논의할 예정이고, 김근태 전 장관의 측근 그룹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도 새달 1일 긴급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31일 조찬모임이 예정된 초·재선 혁신그룹 ‘더 좋은 미래’도 재보선 패배 이후 혁신 지도부 구성을 요구하며 집단적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조기 전당대회론도 나오고 있다. 한겨레는 "일각에선 내년 3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당겨 지도체제를 조기에 안정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지만, 계파 간의 복잡한 역학관계 때문에 어느 쪽도 섣부른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당을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하는 데 합의가 되더라도 위원장을 누가 맡을 것인지를 두고 힘겨루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