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현 KBS 사장이 28일 공식 취임했다. 조 사장은 MB정권하에서 TV제작본부장, 부사장 등으로 승승장구했던 MB정권의 ‘고소영’인사로 ‘KBS 관제방송화’의 한 당사자였다. 그랬던 조 사장이 취임사에서 KBS의 공정성 시비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그의 이력으로 볼 때 그가 과연 방송 공정성 시비로 퇴진한 길환영 사장 체제의 불명예를 씻어 내릴 ‘언행일치’ 실행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들이 더 많다.

그래서 조 사장이 남다른 각오가 필요하다. 주어진 임기는 1년4개월이다. 꿈에라도 연임을 염두에 두고 사장직에 임한다면 ‘공정성시비를 끝내겠다’는 취임사는 ‘허언’으로 끝날 것이 명약관화하다. 사심이 발동하면 방송, 인사, 노사관계 등에서 정권 ‘눈치보기’를 100% 하게 된다. 제 2의 길환영,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게 된다.

행여라도 사심이 꿈틀거릴 때 조 사장이 두 가지 사실을 떠올려 볼 것을 권고한다. 첫째, KBS 전임 사장 중 연임해서 끝까지 다음 임기를 채운 사람도 드물고, 근래에는 잔여임기로 선임됐다 연임된 사장도 없다. 홍두표, 박권상, 정연주 전 사장이 그랬고, 이병순 전 사장이 그랬다. 각 경우마다 시시비비가 있겠지만 이게 KBS사장 자리의 역사였다. 둘째, 조 사장은 박근혜 정권의 신세를 지지 않고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 사실은 조 사장 자신이 너무 잘 알 것이며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이 두 사실을 항상 되내이며 KBS의 방송공정성 시비를 확실히 끝내겠다는 자신의 공언을 실행에 옮긴다면 조 사장은 짧은 임기에도 실적을 남긴 기억할만한 KBS사장으로 이름을 남기게 될 것이다. 자신의 명예와 KBS의 미래를 위해 ‘멸사봉공’의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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