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이 넘어선 시점, 사진가들이 '참사를 망각할 것인지 기억할 것인지'를 묻는 사진전을 연다.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나우’에서 열리는 '심연: 부동하는 사회, 충돌하는 사진'展은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상엽 씨와 현직 사진기자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한 우리사회의 그늘을 기록한 사진들로 구성된다.

사진전은 '부동', '충돌' 등 4개 섹션으로 구성돼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는 진도 팽목항과 사회적 추모의 풍경, 공권력을 통해 이를 억누르려는 정부의 모습을 담았다. 쌍용차 해고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 철거민 등 세월호 이전에 벌어졌던 참사들의 사진들도 포함됐다. 참여한 사진가들은 이번 사진전의 의미에 대해 "'가만히 있으라'는 말로 집약되는 한국 사회의 경직성과 무능한 정부,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권력과 쉽게 망각하는 대중에 대한 사진 관찰보고서"라고 말한다.

   
▲ 진도 팽목항
사진=변백선 노동과 세계 기
 
이번 전시에 대해 이광수 교수(부산외대-사진비평가)는 "현장 목격의 증거사진과 은유와 전유로 읽어야 하는 사진이 섞여 마치 르포르타주와 시가 섞인 것 같다"며 "이는 그들의 사진이 기록이 아닌, 기억을 해야 하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진가들이 기록을 버리고 신화를 택한 것은 이 짐승같이 울부짖는 시간을 역사로는 도저히 기록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세월호 촛불 집회. 안산 2014
이상엽 사진가
 
   
▲ 쌍용자동차 공장 앞
윤성희 매일노동뉴스 기자
 
   
▲ 용산 참사 희생자들 모란공원에 안장되다
이윤선 기자
 
   
▲ 가만있어, 하남 유기견 보호소
송승훈 사진가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