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으로 행진하려던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에게 박근혜 정부가 다시 버스차벽으로 이들의 이동을 막아 반발을 사고 있다.

세월호 100일 서울광장 행사가 끝난 24일 밤 10시28분부터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해 시민 5만 명이 광화문 광장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으나 경찰이 이미 프레스센터부터 서울시의회 건물 앞골목까지 사선으로 14대의 경찰버스를 동원해 차벽을 세웠다. 

행진이 시작되면서 빗줄기가 거세졌고, 차벽앞에서 충돌이 벌어지면서 폭우속 대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시민들은 “경찰은 비키라, 이 무거운 마음과 지친 몸을 이끌고 광화문으로 가려는 데 왜 막느냐”며 “우리는 왜 우리 아이들이 구조되지 못했는지 알아야겠다”고 외쳤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의 행진을 막아선 버스차벽.
@이치열
 

   
세월호 유가족만을 고립시켜놓은 경찰과 버스차벽
@이치열
 
시민들은 “이 믿을 수 없는 나라 누가 그렇게 만들었느냐”며 “우리는 가족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프레스센터 부근에 막아놓은 버스차벽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앞으로 가려하자 경찰 병력이 몸으로 막으며 이동을 통제했다. 시민들은 “비켜라, 비켜라”고 함성을 지르면서 항의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유가족 다친다”며 거센 항의와 비명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경찰은 30여 분간 길을 막다가 한 사람만 통과할 수 있게끔 길을 열어 일부 유가족만 겨우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했다.

광화문 세종로 길 한 복판이 버스차벽으로 막히자 시민들은 뒤편 무교동길로 이동했다.

시민들은 “추모행진을 보장하라”며 “진상규명을 막고 박 대통령은 다음주부터 휴가간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시민들은 “국회가 포기했다, 대통령이 책임져라”, “가족이 앞장섰다 특별법을 제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경찰이 버스차벽의 틈에서 경찰병력으로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의 통행을 가로막아 한때 아비규환이 벌어진 장면. 사진=조현호 기자
 
밤 12시가 되자 경찰은 차벽을 열고 유가족과 시민들의 이동을 허용했다. 행진이 막혔던 시민 천여 명은 국가 인권위원회 청계광장 방향으로 이동해 광화문역 지하통로를 통과해 광화문 광장에 집결했다.

유족과 시민들은 특별법 제정을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의 답변을 듣겠다며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광화문 사거리 일대와 광화문 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 병력을 배치해 행진을 막고 있다. 시민들은 “세월호 100일째인 24일 유족이 특별법 제정 시한을 정했는데도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은끝까지 대답하지 않고 있다”며 “행진의 최종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의 행진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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