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전 발견된 사체의 DNA와 지문이 유병언의 것과 일치한다는 경찰 발표에 대해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의혹일 뿐”, “코미디 같다”, “국민이 믿을 것 같으냐”는 반응을 내놓았다.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는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0일을 특별법제정 대행진’ 기자회견에서 “유병언의 사인이 무엇인지, 왜 40일이 지나도록 그 사체가 유병언이라고 밝혀지지 못했는지, 자주가던 별장 근처에서 시신이 발견됐음에도 대대적인 검거작전에는 왜 빠졌는지, 알 수가 없다”며 “아직은 모두 의혹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어떻게 세월호와 관련해 정부가 발표하는 것이 의혹투성이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진도체육관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도 ‘기가 막히다’는 반응이었다.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 A씨는 경찰의 유병언 사체 발표 소식을 보고 “새벽 5시에 뉴스에 ‘유병언 추정’이라고 나오길래 안경을 닦고 다시 뉴스를 봤을 정도”라며 “오전 내내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A씨는 “5월에 놓쳤다는데 지난달 12일에 발견하고, 그걸 40일이 지나 백골이 된 상태로 발견이 됐다고? 그게 말이 되느냐”며 “하지만 우리는 유병언에 관심도 없다. 가족도 못 찾아서 이러고 있는데 유병언이 잡히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 


 
단원고 학부모 B씨도 뉴스를 보며 “7·30 보선의 마지막 보루야 저게? 박정희 때도 아니고 눈 가리고 아웅하면 국민들이 믿을 거라고 생각하냐”며 “LTE 시대에 저게 말이 되는 소리냐. 기가 찬다”고 비판했다.
이날 체육관을 방문한 유가족 C씨는 “사람을 냉동고에 넣어놨다가 지금 뺀 것이냐”며 “아니면 사람이 무슨 홍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제 가족들은 정부를 도저히 믿지 못한다”며 “지금 선거 앞두고 이렇게 발표하면 이상한 생각밖에 안든다”고 비판했다. 가족들은 “진짜 유병언이 맞기는 하냐”, “죽어서 발견되면 오히려 정부에 좋은 거 아니냐”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광화문에서 단식 중인 단원고 학부모 C씨는 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6월 12일에 발견해서 지금까지 무슨 음모를 꾸며놓고 시체를 발표했을까요”라며 “유병언을 처음부터 잡아놓고 시간되면 나타나게 할 거라는 것을 처음부터 예측했어요. 그래야 관피아 척결이 안되죠. 설마 이게 정부의 시나리오일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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