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와 손석희 앵커의 수난은 3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의 구난 방법 가운데 하나로 다이빙벨을 제시했던 JTBC 보도에 중징계가 예고됐다.

16일 오후 열린 방통심의위 산하 방송심의소위원회(소위원장 김성묵)는 다이빙벨 투입을 주장했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를 인터뷰한 JTBC 4월 18일 방송에 대해 여권 추천 위원 3명이 방송심의규정 14조(객관성)과 24조2항(재난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을 위반했다며 ‘관계자 징계 및 경고’(벌점 4점) 의견을 냈다. 방통심의위 의결구조가 ‘여야 6대 3’ 구조를 감안해 볼 때, 이번 건 역시 중징계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의견진술자로 참석한 김상우 JTBC 보도국 부국장은 “JTBC는 사고 발생 3일째 되는 날 다이빙벨 투입의 필요성을 보도했고 이 시기는 생존 가능 시간이라는 72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면서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이빙벨의 필요성 제안한 것이며 재난방송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부국장은 이어 “다만 피해자나 가족 시청자의 기대에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JTBC 측은 일부 내용이 잘못 전달된 점은 인정했다. 김 부국장은 “다이빙벨을 투입하면 ‘20시간 연속적으로 구조할 수 있다’는 부분은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면서 “이종인 대표가 말한 것은 바지선을 포함한 전체가, 잠수사가 교대로 투입했을 경우 하루에 20시간 정도 작업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교대로’라는 부분이 빠졌다”고 했다.

   
▲ JTBC 4월18일자 방송
 
하지만 여권 추천 위원들은 JTBC가 다이빙벨에 대한 허위 사실을 보도해, 여론을 오도했다는 취지로 중징계를 주장했다. 김성묵 소위원장은 “이 방송으로 ‘이렇게 좋은 장비 있는데 왜 해경이 투입을 하지 않아서 생사기로에 놓인 사람들을 구조하지 않느냐’는 원망 섞인 이야기가 나왔고 유가족들은 다이빙벨에 얼마나 희망을 많이 걸었겠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을 때 오는 배신감에 저는 치를 떨었다. 국민들도 저와 같으리라고 보고, 몇 백배 유가족들의 가슴dl 무너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함귀용 위원은 손석희 앵커의 진행을 강하게 비난했다. 함 위원은 “진행자(손석희)는 ‘유속에 상관없이 20시간 정도 연속 작업할 수 있는 기술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기술을 말씀하시는 겁니까’라고 유도했고, 이 대표는 ‘ 2, 3일이면 3층, 4층 화물칸 다 수색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면서 “이 보도를 본 느낌은 (다이빙벨이)만병통치약이라고 파는 것과 똑같았다”고 말했다.

함 위원은 “(이 방송 이후)국민들이 정부나 해경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됐고, 결국 다이빙벨을 투입했다. 이런 보도하는데 어떻게 안 쓸 수가 있겠나”면서 “결국 구조작업에 실패했고 유가족의 마음에 상처를 입게 한 것은 방송의 역할을 넘어섰다”고 했다.

함 위원은 또한 ‘유속에 상관없이 20시간 정도 연속 작업할 수 있는 기술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기술을 말씀하시는 겁니까’란 손 앵커의 질문을 두고 “보는 입장에서는 다이빙벨은 유속에 상관없이 20시간 정도 연속 작업할 수 있다라고 받아들인다”라고 주장했다. 함 위원은 “이종인 대표보다 진행자가 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 4월 29일 오전 세월호 침몰현장 5Km인근 관매도 앞 해상에서 알파잠수기술공사의 잠수사들이 다이빙벨 운용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이하늬 기자
 
야당 추천 위원들은 JTBC의 다이빙벨 보도는 “하나의 대안 제시였다”는 의견을 냈지만 수적 열세에 밀렸다. 박신서 위원은 “재난시 방송사가 해야 할 일은 사실 보도 못지않게 최적의 장비로 최선의 결과를 내게끔 근거를 바탕으로 대안 제시를 하는 것”이라면서 “당시 초동대처로는 인명을 구하지 못하고 효과가 없으니 JTBC는 대안 중 하나로 다이빙벨을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장낙인 위원도 “다이빙벨은 외국에서는 수심 100m까지 들어가 작업을 할 수 있는 기술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기구”라면서 “이를 투입하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이 무엇이 잘못됐나. 수많은 목숨들이 죽어가는 판에 여러 가지 대안을 방송사에서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JTBC 에 대한 징계 수위는 방통심의위 전체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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