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를 색깔론으로 폄하하는 ‘일간베스트’ 글을 퍼나르고, 유가족에 대한 ‘막말’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상후 MBC 전국부장이 MBC기자들을 향해 또다시 막말을 퍼부었다. ‘한겨레21’에 MBC 보도를 반성하는 글을 기고한 MBC 기자를 향해 “없는 사실을 소설로 써서 유포시키는 찌라시보다도 못한 짓”이라고 폭언을 쏟아낸 것이다. MBC 기자들은 “대응하는 것도 아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부장은 27일 오후 MBC 사내게시판에 ‘이제라도 사죄해야’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박 부장은 “‘국민의 뜻’, ‘참회’, ‘사죄’, ‘보도참사’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왜 선거를 앞두고 참회 사죄를 외치는가. 시청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오보를 낸 것을 사죄한다면서 왜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일에는 아무 얘기 없다가 KBS 기자들이 반성문을 올린다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피눈물 흘리느냐”고 힐난했다.

박 부장은 또 “황당한 것은, 일은 언론노조원들이 저질러놓고 회사더러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사죄하라고 떼를 쓰는가 하면 외부단체들까지 불러 사진을 찍고 우리만 사죄를 안해 피눈물이 난다느니 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라며 “또 보도참사라는 전원구조 자막은 누가 냈나. 알고보니 후배기자가 나름대로 특종이라 생각해 자막실로 달려갔다. 그 열정을 높이 산다. 일을 하다보면 실수할 수 있다”고 조롱조로 말했다.

   
▲ 박상후 MBC전국부장은 지난 7일 <분노와 슬픔을 넘어서>라는 리포트를 통해 유족의 조급증이 잠수사의 죽음을 이끌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사진 = MBC)
 

박 부장은 지난 24일 MBC 기자가 ‘한겨레21’에 기고한 글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박 부장은 “꿈에서 가위눌린 장면을 토대로 보도국의 어느 분이 소설을 쓴 것”, “이런 기자(한겨레21에 기고한 MBC 기자)가 MBC 보도국에 있는 자체가 보도참사”, “없는 사실을 소설로 써서 유포시키는 찌라시보다도 못한 짓” 등 조롱과 폭언을 퍼부었다.

박 부장은 게시글의 말미에서 다시 언론노조를 거론하며 “회사를 상대로 백병전을 벌인다고 했는데, 왜 회사를 상대로 백병전을 벌이느냐”며 “퇴사해서 당신들이 좋아하는 선배인 손석희가 있는 JTBC나 한겨레, 오마이, 경향, 미디어오늘로 가면 되지 비루하게 살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비난했다.

MBC 기자들은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MBC 기자는 29일 미디어오늘과의 전화 통화에서 “박 부장의 발언은 사실 놀랍지 않다. 그는 편향된 시각에서 반복적으로 언론노조 MBC본부를 폄하해 왔다”며 “보도 책임자가 반성 하나 없이 후배의 글을 들먹이며 조롱하는 것에 누구도 동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부장은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지난 8일 박 부장은 유가족을 두고 “뭐하러 거길 조문을 가. 차라리 잘됐어”, “그런 X들 (조문)해 줄 필요 없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고, 전날에는 MBC 뉴스데스크 <분노와 슬픔을 넘어서>라는 리포트를 통해 유족의 조급증이 잠수사의 죽음을 이끌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해 물의를 빚었다.

그의 극단적 성향도 도마에 올랐다. 미디어오늘은 박 부장이 반복적으로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에 올라온 글과 유사한 글을 MBC 게시판에 퍼나르고, ‘녹차 티백’ 등 이 사이트에서 주로 사용되는 용어를 뉴스 원고에 까지 넣었다는 사실을 지난 26일 보도한 바 있다.

박 부장과 함께 기자 생활을 한 이용마 MBC 해직기자는 29일 “현재 MBC에는 극단적인 사고를 가진 이들이 주요 직책을 맡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편협한 사고방식에 전 사람들이 보도라인을 장악하고 있는 한 보도가 개선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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