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구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방위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으로 ‘공룡 부서’라는 비판을 받았던 미래창조과학부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여당 내에서 국회의원의 관심이 적은 비인기 상임위로 전락했다.

19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 등에 따르면 후반기 미방위에 1지망한 의원은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상임위가 나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비교하면 더욱 극명하다. 교문위의 경우 새정치연합 의원 130여명 중 절반 가량이 1지망을 했다는 말도 나온다.

미방위는 국회 상반기 동안 대표적인 불량 상임위, ‘식물 국회’로 낙인찍혔다. 여야는 방송법 개정안 처리 문제로 지난달 말까지 9개월 간 법안을 단 1건도 처리하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 2일 16개 법안을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미방위 소속 여야가 원만한 합의를 이뤘다기보다 세월호 참사 후 외부 압박을 고려, 법안 처리에 합의했다는 평가다. 미방위는 미래창조과학부 관련 법안이 방송통신 관련 법안에 발목 잡혀 통과시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 국회 미래방송통신위원회가 13일 미방위 회의장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있다.
@김유리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나선 여야 원내 지도부는 미방위에서 방송·통신 분야를 분리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양당 수석원내부대표 간에 일부 상임위 분리 문제를 논의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방위는 여당 내에서도 관심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의 핵심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있지만 새누리당 내에서 미방위를 1순위로 신청한 의원은 2~3명에 그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방위를 신청한 새누리당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의원실 관계자는 “미방위가 창조경제의 핵심이기 때문에 그 분야에 방점을 찍고 (진 전 장관이) 상임위를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 출신인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실 관계자는 “민 의원이 과학자 출신이기 때문에 과학 분야 쪽에서 할 일이 많다고 봤다”며 “인기가 없는 상임위이긴 하지만 미방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모두 신청했다”고 말했다.

배재정 새정치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미방위가 박 대통령의 비전을 담았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방송통신위원회는 말이 많은 상임위지만 미래부 자체에 대한 매력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후반기는 차기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도 상임위 신청에 고려 대상이 됐다. 실제 후반기 상임위 신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교문위다. 한 교문위 의원실 관계자는 “교육부의 특별교부금과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 체육시설 건설 예산 등이 있어 시너지 효과가 있다”며 “차기 총선을 위한 지역구 사업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어 인기 상임위로 꼽힐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교문위의 피감 공공기관은 109개다. 반면 미방위가 담당하는 공공기관은 57개다. 더구나 미방위 피감기관은 교육부의 특별교부세처럼 ‘지역구 관리용’ 예산이 적기도 하다.

새누리당 몫인 위원장은 경선이 예상된다. 현재 홍문종 전 사무총장과 진 전 장관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장 경선은 새누리당 소속 의원 전체가 참여하는 의원총회에서 투표로 선정된다. 홍 전 사무총장은 전반기 미방위에서 활동했지만 그 경력보다는 당내 역학구도에 의해 위원장이 결정될 확률이 크다는 분석이다.

채수현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은 2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후반기 상임위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나 통합방송법 등 처리해야할 일이 많다”며 “의원들의 관심이 없다면 법이 올바른 방향으로 개정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채 본부장은 또 “지도부의 경우 정치적인 문제로 상임위 분리를 논의하겠지만 형식상 방송·통신 분야 관련 법률을 떼 놓고 논의하다가는 현장에서의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 곳에 두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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