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011년부터 2014년 4월까지 전국 주요 시·도별 언론사 광고 집행내역을 분석했다. 광고 집행내역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와 언론사간의 관계를 비롯해 해당 지자체의 역점사업과 방향을 엿볼 수 있다. = 편집자 주>

2013년 기준 인쇄매체 광고비 9억 876만원. 방송 협찬·광고비 10억 300만원. 인터넷매체 배너광고비 1억 8000만원. 합치면 30억 원을 겨우 넘긴다. 인구 1천만 명의 도시, 2013년 예산이 20조 6천억 원에 해당하는 서울특별시의 언론사 광고 집행내역치고는 적은 액수다. 서울시는 오세훈 전임 서울시장 시절에 비해 박원순 시장 이후 홍보비를 4분의 1수준으로 줄였다.

2011년 광고 집행 내역에는 오세훈 시장의 흔적이 뚜렷하다. 당시 오 시장은 선별적 무상급식을 주장하며 주민투표에서 패배할 경우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표율 33.3%를 달성하지 못하며 투표함도 못 열어보고 사퇴하게 됐다. 당시 서울시는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 안내문 광고로 8800만원을 썼다. 광고는 AM7과 노컷, 메트로, 포커스 등 무가지에 집중됐다.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급박하게 움직였던 당시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세훈 전 시장은 2011년 3월과 4월 ‘서울시장과의 100분 데이트’ 광고로 4180만원을 쓰기도 했다. 월간조선에 550만원, 월간중앙에 440만원이 집행됐다. 월간조선은 ‘무상급식 논쟁’에서 오세훈 시장을 지원했다. 박원순 현 서울시장은 그해 10월 26일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됐다. 당선 직후인 12월 경향신문·내일신문·서울신문·한겨레신문·한국일보에 광고가 집행됐다.

2012년에는 전년도와 달리 서대문자치신문·서초신문·중랑신문 등 서울시 지역언론 광고 집행 내역이 눈에 띄었다. 2011년 광고를 받지 못했던 시사인과 매일노동뉴스 등 매체의 이름도 2012년 집행 내역에선 확인할 수 있었다.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 광고는 △원전 하나 줄이기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등 박 시장의 시정운영방향을 엿볼 수 있는 광고가 눈에 띄었다. 박 시장이 상임이사로 있었던 희망제작소의 활동보고서에도 550만 원짜리 광고가 집행됐다.

 

 

   
▲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2012년 한겨레신문은 6600만원(한겨레21포함), 한국일보는 4400만원, 경향신문은 2200만원의 광고비가 집행됐다. 반면 동아일보는 3300만원, 조선일보·중앙일보는 2200만원이 집행되며 신문부수대비 한겨레·경향·한국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서울시는 2013년에도 한겨레신문에 5170만원, 서울신문에 4750만원, 경향신문에 3300만원, 한국일보에 2860만원의 광고를 집행한 반면 조선·중앙·동아일보에는 각각 2200만원을 집행했다.

2013년에는 서울시 인쇄매체 광고집행액이 9억 877만원으로 전년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11년 인쇄매체 광고집행액은 5억 655만원, 2012년엔 5억 3713만원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0년에는 예산이 44억 원 수준이었다. 2011년부터 예산이 확 줄었다. 그 때에 비해선 지금도 낮은 금액이다”라고 전했다. 2013년에는 ‘맑은 아파트 만들기’ 광고가 30여 곳 언론사에 1억 4190만원 집행되며 눈에 띄었다.

방송광고·협찬 집행현황에선 현재 서울시의 정책방향이 더욱 뚜렷하게 보인다. 서울시는 2012년 대안교육과 공동육아협동조합 등이 결합된 마을공동체 성공모델을 다룬 KBS <수요기획> ‘삼각산 재미난마을 사람들’편에 7700만원을 집행했다. SBS <모닝와이드>에서도 마을공동체 아이템에 5500만원을 썼다. YTN에는 마을공동체와 원전 하나 줄이기, 전통시장 활성화 이슈 홍보에 2200만원을 썼다.

2013년에는 SBS 특집다큐 <염리동 범죄예방디자인>편에 7700만원을 집행했다. 2014년 1월 ‘안전마을 프로젝트’편에는 1억 2000만원의 협찬을 집행했다.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 가장 많은 협찬을 받은 언론사는 SBS로, 총 8억 6600만원을 받았다. 같은 기간 서울시가 종합편성채널에 광고 및 협찬을 한 사례는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 때는 방송광고예산이 30억이었으나 지금은 10억수준이다. 예산 자체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인터넷매체의 경우 진보·보수 가릴 것 없이 서울시 배너광고를 고르게 받았다. 2012년의 경우 오마이뉴스가 1760만원으로 가장 많은 광고수익을 올렸다. 2013년에는 조선닷컴이 1320만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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