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창간한 미국의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는 현재 방문자 기준 세계 1위 뉴스 서비스다. 점점 많은 독자들이 기존 언론사가 아닌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 또한 뉴스 소비 형태의 변화에 따라 뉴스의 정의와 기자상도 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미비하지만 한국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스타트업이 디지털 뉴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미디어오늘이 한국의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나본다. <편집자>

아이디어와 열정은 있으나 미래가 불확실한 스타트업 업계에서 “존재만으로도 감사하다”는 평가를 받는 미디어가 있다. 일명 ‘대한민국 3대 스타트업 미디어’ 중 하나로 꼽히는 벤처스퀘어(Venture Sqaure)다.

벤처스퀘어는 2010년 4월 베타 테스트를 시작해 한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이자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로 성장했다. 주로 스타트업 관련 각종 소식을 모아서 알리고,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역할 등을 한다. 스타트업을 알리는 ‘미디어 스타트업’(직원 8명)인 셈이다.

 

 

   
▲ 벤처스퀘어
 

벤처스퀘어 사이트에 들어가면 최신 국내외 스타트업 관련 뉴스를 볼 수 있다. ‘피플 앤드 스타트업’ 섹션엔 다양한 스타트업과 창업자들을 소개하는 기사가 있고, ‘스타트업 가이드’ 섹션에선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과 선배 창업자들의 성공, 실패 사례를 접할 수 있다. 창업을 꿈꾸거나 준비하는 이들에게 벤처스퀘어는 소중한 정보망이자 큰 의지가 되는 존재다.

벤처스퀘어는 자체 편집팀이 작성한 콘텐츠와 더불어, 제휴를 맺은 전자신문 등 기성 언론의 기사를 게재한다. 필진은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콘텐츠의 기준은 스타트업에 도움이 돼야 한다. 컨설팅업체인 로아컨설팅의 리포트와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모바일융합학과 교수, 임정욱 전 라이코스CEO 등 IT(정보통신기술) 전문가들의 콘텐츠도 만날 수 있다.

벤처스퀘어를 만들고 이끄는 사람은 IT 전문 블로거로 유명한 명승은씨다. 1998년 월간 PC잡지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지디넷코리아(편집장), 야후코리아(차장), 매일경제 인터넷(기자)를 거쳐 현재 자신만의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명 대표가 2003년 말부터 운영하는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는 5월 기준 900만 페이지뷰(PV)를 넘었다.

벤처스퀘어는 다른 스타트업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진행, 행사 개최 등을 하지만 경쟁 매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디어 역할에 더 집중하는 콘셉트다. 10년여 간 기자 생활을 한 명 대표의 영향이 크다. 명 대표는 “벤처와 투자자는 서로를 찾는데 정보도, 매개 역할을 할 매체도 없었다”며 벤처스퀘어를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 사진=김병철 기자
 

실제 기술보증기금에 따르면 2000년 초반 벤처 거품이 빠진 후에도 벤처 기업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9년 1만9000여개에 달했다. 그러나 기성 언론은 스타트업 생태계에 주목하지 않았고, 극소수 성공한 벤처에만 관심을 가졌다. 명 대표는 벤처스퀘어 창립 당시 “벤처인들이 소외받지 않고, 주목받을 수 있고, 생생한 성공과 실패 스토리를 공유할 수 있는, 벤처에 관심 있는 이들이 정보와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광장이 필요하다”며 벤처스퀘어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분명 시장에 이런 요구가 있었지만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명 대표는 “벤처 전문 매체가 생존할 수 있을지 시뮬레이션을 했지만 생존이 어려웠다”며 “그러나 이런 매체가 필요했고, 공동 창업자들이 벤처 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자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기회가 오지 않으면 한국(벤처 산업)은 이거밖에 안된다고 생각하고, ‘쿨’하게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자본금 약 5000만원으로 시작한 스타트업 벤처스퀘어는 초기에 뚜렷한 수익모델을 마련하지 않았다. 다만 비용 최소화를 위해 ①디지털 온리(Only) ②큐레이션 콘셉트(다른 곳에 게재된 글을 가져온다) ③무 원고료 정책 ④업계 전문가 섭외 등의 전략을 펼쳤다. 다행히 벤처스퀘어의 마중물에 시장과 정부가 호응했고, 현재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금이나마 성장했다. 이에 따라 벤처스퀘어의 매출도 2010년 0원, 2011년 1800만원, 2012년 3억원, 2013년 5억원으로 증가했다.

명 대표는 “벤처스퀘어는 미디어로만 포지션하기 보다는 미디어형 액셀러레이터가 콘셉트”라며 “나중엔 어떻게 분리될지 모르지만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는데 홍보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브랜딩과 객관성을 부여해준다”며 “대기업도 정부 등 누구도 벤처스퀘어를 콘트롤 할 수가 없다. 브랜딩을 유지해야 이런 사업도 더 잘된다”고 말했다.

 

 

 

 

   
▲ 벤처스퀘어
 

 

 


아래는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월간 PC잡지 기자로 시작해, 벤처스퀘어 대표까지 왔다. 어떻게 시작했나.
“(1998년)나는 최첨단이라는 PC잡지 기자였는데 너무 이상했다. 말로는 PC와 인터넷 시대가 온다고 하면서 나는 종이잡지를 만들고 있었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당시 주변인들은 다들 반대했지만 '미래엔 디지털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온라인 매체로)옮겼다.

(외국계 미디어인) 지디넷코리아에 들어간 후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온라인 미디어는 어떻게 운영해야 하고, 우리나라가 얼마나 후진적인지 그때 알았다. 충분히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음에도, (여전히)한국은 관습적인 상명하복 취재 시스템과 기자실에 의존하는 취재 환경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 한국 언론과 어떤 면이 달랐나.
“디지털화다. 당시 한국 언론사는 (기존 기사를 인용, 소개할 때) 온라인에서도 링크를 달지 않고, 본보 A면이라고 표시했다. 온라인에서 누가 신문 A면을 찾는가. 말이 안되는 거다. 그런데 지디넷엔 하이퍼링크가 달려있어서 (독자가) 원문 출처를 찾을 수 있었다.

또 콘텐츠관리시스템(CMS)에 들어가면 모바일용, PC용 제목을 (따로) 달 수 있었다. 화면에 따라 제목이 다른 것이다. 그리고 기사 요약문도 별도로 달 수 있었다. (사이트) 첫 화면에서 한국 언론의 기사는 중간에 '...'으로 끝난다. 본문을 자동으로 줄이면 ...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디넷) 그들은 그런 걸 용납 안했고, 첫 화면용 기사 요약문을 따로 입력했다.”

- 온라인 매체에 가서 무엇을 배웠나.
“지디넷코리아에서 조금 빨리 편집장을 하게 되면서 많이 배웠다. 직접 CMS 리뉴얼도 하고, 미디어 전략도 짜봤다. 포털에 대해서 공부하고, 기사를 넣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당시 나는 반대했으나 경영진은 찬성했다. 종속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버티컬 미디어가 포털에 들어가면 광고주를 잃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그대로 됐다. 언론이 (포털에 들어가면서) '리치'를 갖고 충성도를 잃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트래픽이 아니라 브랜드에 따라 광고가 들어왔다. 그런데 다들 포털로 들어가면서 (스스로) 그걸 해체했다.”
 
   
▲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 사진=김병철 기자
 
- 기자를 하다가 야후코리아로 간 이유는 무엇인가?
“2005년 매경그룹이 디지털 멀티미디어 전략 기자를 뽑았다. 당시 매일경제가 포털에 대한 대응과 내부 혁신에 대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온라인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원했고, 나는 처음엔 연구원 같은 개념으로 알고 들어갔다.

그런데 매일경제 인터넷에 쳐 박더라. 매일경제 인터넷 최초 기자였고, 할 게 별로 없었다. 장대환 매일경제 회장은 뭔가 조직을 만들자고 지시를 내렸는데 밑에선 면피만 한 거다. 기술자, 사업 기획자, 멀티미디어 전략가 3명만 뽑아놓고선...

그때부터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리고 매경 인터넷 안에서 온라인 전용 미디어인 '스팟뉴스'를 창간했다. 버티컬 전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내가 제일 잘하는 IT부터 시작한 것이다. 나중에 스팟뉴스는 매경 속보팀이 됐다.

내부 혁신을 위해서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해서 나왔다. 나는 IT전문기자인데 하루에 증권기사 40개를 쓰라고 했다. 어뷰징 전략을 쓰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기존 언론에서는 죽었다 깨어도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디지털 마인드가 있는 포털(야후코리아)로 갔다.”

- 벤처스퀘어는 지자체에 언론사로 등록되어 있나.
“해서 뭐하나. 도움이 하나도 안된다. 벤처스퀘어는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매체가 아니라 산업 진흥적이다. 비판은 내 블로그에 하거나, 다른 언론사에 제보하면 된다. 버티컬 매체로서 벤처스퀘어는 이대로의 성격을 지키려고 한다.”

- 벤처스퀘어가 하는 업무를 소개해 달라.
“크게 네 가지라고 생각한다. ①미디어, 일부 생산하지만 스타트업에 도움 되는 것을 모아주는 포털의 개념으로 생각한다. ②액셀러레이터, 실제 스타트업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③이벤트,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와 같은 행사다. ④컨설팅, 스타트업을 돕는 B2B 비즈니스다.”
 
   
▲ 벤처스퀘어 사업영역. 이미지=벤처스퀘어 소개 슬라이드
 
- 벤처업계 미디어 역할도 하고 있다.
“미디어로 포지션하기 보다는 미디어형 액셀러레이터가 콘셉트다. 나중엔 어떻게 분리될지 모르지만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는데 홍보는 매우 중요하다. 대중 홍보보다는 투자자와 벤처 관계자 그리고 그들의 부모들이 검색할 수 있는 창구가 되려고 한다. 기성 언론은 '반짝 스타'만 소개해주지만 우리는 3, 4명이 만든 스타트업도 취재한다. 벤처스퀘어는 벤처 스스로가 경험담을 말할 수도 있는 곳이다. 그리고 우리 콘셉트는 동병상련이다. 우리도 벤처다. 그래서 먹고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안다.”

- 벤처스퀘어 직원은 몇 명인가.
“벤처스퀘어 직원은 8명이고 이중 에디터 업무를 하는 건 3명이다. 사무실은 여러 홍보대행사, 마케팅대행사와 함께 사용해서 23명 정도가 있다. 이 기업들과 벤처스퀘어는 지분 투자를 했거나 보육, 협업하는 관계다.”

- 벤처스퀘어에 전자신문의 기사도 올라온다.
“전자신문과 제휴를 맺었다. 우리가 못 다루는 것 중에 기존 언론이 더 잘하는 건 가져온다. 우리가 '트래픽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 좋은 일하는 거라 무료로 제휴한다.”

- 필진은 몇 명이며 선정 기준이 있나.
“현재 약 150명이다. 필진 기준은 글을 잘 쓰고, 도움이 되는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현업 전문가, 기자 혹은 직접 사업을 해본 사람들이 많다. 내가 직접 게재를 부탁하고, 대부분 이미 써놓은 걸 (벤처스퀘어에)가져오는 형식이다. 우리가 오탈자 수정정도는 하지만 편집은 거의 하지 않는다.”

-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나.
“궁극적인 매출은 투자에 대한 회수다. 벤처스퀘어가 이렇게 돕고 있으니깐, 양심이 있으면 (도움 받은 벤처들이) 잘된 후 우리 협찬사로 오거나 이런 방식으로 돕지 않겠나.”

- 정부, 대기업에 기댄 수익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
“아니다. 직원이 8명밖에 안돼서 인건비, 임대료, 서버 정도만 나간다. 운영 가능하다. 나는 개인 엔젤투자자로서 스무 개 정도의 벤처에 투자했고, 이미 (미디어사 운영해서) 부자 될 생각은 버렸다.”
 
   
▲ 벤처스퀘어 이벤트. 이미지=벤처스퀘어 소개 슬라이드
 
- 미디어 부분에 비중에 두는 이유가 있나.
“미디어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브랜딩과 객관성을 부여해준다. 어디에도 의존하지 않고 내 매체를 만드니깐... 대기업이나 정부 등 누구도 벤처스퀘어를 콘트롤 할 수가 없다. 브랜딩을 유지해야 이런(액셀러레이터) 사업도 더 잘된다.

나는 제프 베조스(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아마존 창립자)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대형 후원자가 저널리즘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퍼스트 룩 미디어'같은 (탐사보도)매체가 그렇다. 저널리즘의 기본 단위는 기자 한 명 한 명이다. 나는 어디에 소속되지 않고 블로그를 하면서 10년 동안 내 저널리즘을 했다. 언론사라는 조직이 아니라, '아이엠피터'님과 같은 개인 언론인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싶다. 나에게도 든든한 후원자가 돼준 분들이 있다.”

- 기성 오프라인 매체가 변화할 수 있는가. 아니면 한국 기자들도 미국처럼 빨리 나와서 새로운 온라인 매체를 만들어야 하는가.
“반드시 후자다. 모든 언론사들이 '마부의 딜레마'에 빠졌다. 세상에 자동차가 나왔는데, 말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전 재산인데 어떻게 버리나. 언론사 입장에선 그걸 선택할 수가 없다.

노키아도 망가졌다. 모든 조직은 내부 혁신이 한계점에 도달하는 때가 있다. 법 규제는 우리에게 안전장치를 만들어주지만 그것 때문에 혁신을 못한다. 언론사는 (제도 등) 많은 장치가 보호해준다. 많이 죽어야 거름도 되고, 유능한 사람도 빠져나오는데 그렇지 않다. 유능한 사람은 나와서 자동차 운전사가 돼야 한다.

내가 잡지사에서 온라인 미디어로 옮길 때 모든 잡지사 사람들이 가지 말라고 했다. 온라인 기자는 기자가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그 잡지들이 지금 다 어떻게 됐나.”
 
   
▲ 벤처스퀘어 액셀러레이션. 이미지=벤처스퀘어 소개 슬라이드
 
- 뉴스와 기자의 상도 변하고 있다.
“미디어는 컨테이너와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다. 예전엔 PD를 언론인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PD저널리즘이라는 게 있다. 모바일 저널리즘도 그렇다. 누군가 돈을 벌고, 누군가 취재를 하는 기능이 있다면 인정해야 한다. 기존 틀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뭘 하는지로 봐야 한다.

나는 글쟁이로 20년 넘게 글을 썼다. 그러나 포털 뉴스 섹션에 들어갈 수 없다. 미국 야후는 프리랜서의 글도 야후 뉴스메인에 올린다. 온라인의 성격은 분산이다. 다시 해체하면 핵심밖에 남지 않는다. 행위와 역할에 주목해야지 조직과 형태는 의미가 없다. 나는 혼자서도 평생 저널리즘을 할 수 있다.”

- 일각에선 게이트 키핑 과정과 오보에 대한 책임이 없다면 뉴스 미디어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이게 없으면 저널리즘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해진다는 주장이다. 미디어와 뉴스 미디어의 차이는 무엇인가.
“나는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저널리즘은 반드시 사회적 책임의 영역으로 존재해야 한다. '사람을 죽이지 말아야 한다'는 누구나 갖는 도덕률 같은 것이다. 기존엔 저널리즘을 수행하는 사람을 직업적을 만들어서 언론인이라고 따로 불렀다. 그런데 이젠 누구나 할 수 있게 됐다. 저널리즘이 행위가 된 것이다. 예를 들면 배가 침몰할 때 누군가 배 위에서 (이를 알리는) 카카오톡을 날리는 것도 저널리즘 행위다. 기자가 아니라도 저널리즘 행위를 할 수 있다.

오보에 대한 책임에 대해선 사회적 역할로서, 그래서 저널리즘이 부각되는 것이다. 누구나 정보를 만들고, 콘텐츠 큐레이션을 하고, 의견을 내뱉는다. 지금은 사익이 공익을 침해하는 수준이 아니라, 공익자체가 사익에 의해서 축소되고 있다. 연예 기사를 보라. 연예인의 개인적인 트윗이 왜 사회적 의제가 돼야 하는가. 사회적으로 무의미한 것들에 대한 배척도 있어야 한다. 사적인 것을 자꾸 공적인 영역으로 가져온다. 이건 저널리즘이 아니라 장사다. 언론인라면 그렇게 하면 안된다.

지금 개인도 그렇게 안하는데 직업적 언론인이 그렇게 하고 있다. 본령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회적 가치를 이해하고, 어젠다 세팅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게이트 키핑을 하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있어야 한다. 앞으로 저널리즘이 직업적으로 남을지는 모르지만 그 가치와 영역은 남을 것이다. 나도 그건 지키고 싶다. 페이스북에서는 욕을 해도 내 블로그에서는 그렇게 못한다. 만명씩 보고 있는데 어떻게 욕을 하나.”

- 애그리에이션 미디어들이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버즈피드의 리스트형 기사를 기사로 볼 수 있는가.
“모든 게 자동화되더라도 책임 의식, 사회적 의식, '내 딸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인가' 이런 인간의 판단은 자동화되지 않는다. 그건 인간의 영역이며, 사회적인 영역이다. 그게 오히려 더 언론인들에겐 기회의 땅이다. 그런 사람들이 소수이며 희소성을 가질테니깐... 저널리스트가 다수인 아노미 상태가 됐는데, 자기 브랜딩을 가지고 더 치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진정한 저널리스트가 될 것이다. 나머지는 노멀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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